
헝가리 펜싱선수 팔 제케레스. 사진제공 | 헝가리인적자원부
청춘들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실패와 절망이다. 높은 청년 실업률 때문에 작은 성공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청춘들에게 더욱 무서운 건 간신히 이룬 성공이 외부 환경에 의해 한순간에 무너졌을 때이다. 많은 청춘들은 다시 도전할 수 없는 큰 절망감에 빠진다.
헝가리를 대표한 펜싱 선수 팔 제케레스는 절망에 빠진 청춘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다. 팔 제케레스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헝가리에서 촉망받던 펜싱 스타였다. 처음 출전했던 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 플뢰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며 헝가리 펜싱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로 손꼽혔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제케레스였지만 그가 가진 모든 것이 사라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88올림픽 이후 승승장구하며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준비하던 제케레스는 올림픽을 1년 앞둔 1991년의 어느 날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만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제케레스는 남은 평생을 휠체어 위에서 살아야하는 환경에 처하고 말았다.
올림픽 2연패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던 제케레스는 큰 절망감에 빠졌다. 무엇보다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동료들과 함께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이 그를 큰 절망감으로 내몰았다.
그러나 사고 후 1년 뒤 그는 바르셀로나에 펜싱 선수로 참여했다. 큰 충격에 빠져있던 제케레스는 펜싱에 대한 열정을 태우며 꾸준한 재활로 몸을 만들어 1992년 바르셀로나 패럴림픽에서 다시 검을 잡는다.
사고 후 1년 만에 패럴림픽 무대에 오른 것도 대단한 일이었지만, 제케레스의 기적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바르셀로나 패럴림픽 펜싱 플레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스포츠 역사상 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한 첫 번째 선수가 되었다.
바르셀로나 패럴림픽 이후에도 제케레스는 휠체어 펜싱 선수로 20년 동안 활동했다. 2012년 런던패럴림픽을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제케레스는 플뢰레와 사브르를 넘나들며 금메달 3개와 동메달 3개를 획득해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영화와도 같은 제케레스의 이야기를 가능케 한 건 펜싱에 대한 그의 열정과 노력이었다. 기약없이 기회만 기다리고 있는 청춘들에게 제케레스와 같은 기적이 일어나 청춘들의 노력이 보상받을 수 있게 되길 기원한다.
박재윤 스포츠동아 대학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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