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론세이브만 6개’ 계륵이 된 롯데 장시환과 SK 서진용

입력 2017-07-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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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장시환-SK 서진용(오른쪽). 스포츠동아DB

처한 상황은 달라도 SK와 롯데는 같은 고민을 공유한다. 불펜에 시속 150㎞를 던지는 강속구 투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위력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를 보자니 내치기도 아쉽다. 그렇다고 중용하자니 거듭해서 실망을 안기고 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7일 엔트리 교체를 단행하며 장시환을 2군으로 내렸다. kt에서 트레이드 영입한 선수를 2군으로 보내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터다. 그러나 더 이상은 1군에 두고 있을 필연성이 희박했다.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힘겨워했다. 신생팀 kt에서 인기구단인 롯데로 이적한 뒤, 올라간 주목도와 그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지 못한 스트레스가 장시환의 구위를 저하시켰다.

결국 이번 2군행에는 문책성이라기보다는 ‘기분을 전환하라’는 조 감독의 생각도 담겨 있다. ‘정신적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무언의 지시다.

롯데가 ‘장시환 딜레마’에 빠져 있다면 SK는 서진용이 계륵 같은 존재다. 장시환과 서진용은 6일까지 KBO리그 블론세이브 최다투수다. 두산 이현승과 함께 블론세이브가 6개에 달한다. 승계주자의 실점율이 그만큼 높았다는 뜻을 내포한다.

특히 서진용은 SK의 마무리로 시즌을 출발했다. 그러나 3개의 세이브를 성공하는 동안, 6개를 실패했으니 힐만 감독도 버틸 재간이 없었다. 결국 불펜으로 내렸음에도 쓰임새가 애매하다. 힐만 감독은 가급적 서진용을 앞선 상황이나, 접전 흐름에서 투입하지 않고, 자신감과 경험을 쌓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불펜 소모가 극심했던 6일 KIA전에서 다시 서진용 카드를 꺼냈으나 결과는 최악이었다. 동점홈런을 맞는 바람에 경기를 그르쳤다. 7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만난 힐만 감독은 “로케이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SK는 투수 김정빈을 1군에 콜업하며 서진용을 2군에 보내지 않았다. 그 대신 채병용이 내려갔다. 서진용을 향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는 셈이다.

장시환(땅볼 0.96: 뜬공 1)과 서진용(땅볼 0.53: 뜬공 1)은 뜬공비율이 높은 투수다. 홈런의 시대에 치명적인 지표다. 두 투수가 살아날 때, SK와 롯데의 불펜 고민도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 것이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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