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사랑한다’가 ‘사전제작 드라마=실패’라는 잇단 저주를 끊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민석, 홍종현, 윤아, 임시완(왼쪽부터)이 주연으로 나선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donga.com
임시완 군 입대 마지막 작품 기대도
MBC 새 월화드라마 ‘왕은 사랑한다’가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분위기 속에 방송을 시작한다.
17일 첫 방송하는 ‘왕은 사랑한다’는 100% 사전제작 방식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모든 촬영을 완료했다. 하지만 앞서 같은 제작 방식의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화랑’ ‘사임당, 빛의 일기’ 등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탓에 그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전제작 드라마는 시청자와 실시간 소통이 불가능한 어려움을 태생적으로 지닌다. 시청자의 의견은 때로 드라마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내지만, 사전제작 드라마에는 적용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사전제작 드라마는 매회 촬영을 마친 영상을 편집해 내보내는 과정에서 일부 수정 작업을 거치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바꿀 만한 내용으로 변경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사전제작 드라마는 시청자의 의견이 전개에 반영되길 기대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는 결과적으로 시청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임당, 빛의 일기’는 2회가 16.3%(이하 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최저 6.1.%까지 떨어졌다. ‘화랑’도 13.1%에서 6.7%로 낮아졌고,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총 20회 동안 두 자릿수 시청률이 두 차례에 그쳤다.
‘왕은 사랑한다’의 연출자 김상엽 PD는 “국내 드라마의 경쟁력은 순발력인데 사전제작에서는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김 PD는 “대본을 마무리한 후 촬영하지 않고 작품을 만들며 작업을 진행”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는 “‘생방송 촬영’처럼 출연자들의 감정을 순차적으로 대본에 녹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왕은 사랑한다’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도 크다. 윤아가 국내에서 선보이는 데뷔 첫 사극이고, 임시완의 군 입대 마지막 작품이어서 이들의 출연만으로도 시선을 모은다. 고려시대 최초의 혼혈왕 왕원(임시완)이 최고의 부를 지닌 집안의 외동딸 은산의 사랑만은 얻지 못해 절망과 분노, 나약함을 오가는 극단적인 전개로 그동안 사극 속 사랑 이야기와 차별성을 강조한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