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 스포츠동아DB
해외파 다수 포함 땐 효율성 저하 지적도
대한축구협회가 8월 31일(이란 홈)과 9월 5일(우즈베키스탄 원정)로 예정된 2017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막판 2경기를 앞두고 축구국가대표팀을 조기에 소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16일 “축구협회가 대표팀 조기소집을 위해 공문을 보내는 등 공식적으로 요청한 적은 없지만 구두로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연맹은 축구협회가 공식적으로 요청하면 대표팀 소기소집을 위한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 조기소집 논의 왜 시작됐나.
신태용(47) 신임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직후부터 조기소집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가 결정될 중요한 두 경기를 앞두고 사령탑이 교체됐기 때문이다. 신임 감독이 대표팀 경기력 향상을 위해 선수들을 모아놓고 훈련할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는 시각에서 출발됐다. 규정대로라면 대표팀은 8월 31일로 예정된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A조 9차전 직전인 28일에야 선수를 소집할 수 있다.
K리그 경기도 27일까지 예정돼 있다. 축구협회는 26, 27일로 예정된 K리그 경기들을 연기해서라도 대표팀이 모여서 훈련할 수 있는 날짜를 최대한 확보해보려는 것이다. 조기소집이 가능하려면 연맹 뿐 아니라 K리그 구단들의 양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
● 어느 정도 분위기가 조성된 조기소집
조기소집을 위한 분위기는 어느 정도 조성이 됐다. 축구협회 기술위원을 맡고 있는 FC서울 황선홍 감독과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은 “필요하다면 최대한 협조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라는 입장이다. 다른 감독들도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대표팀의 월드컵 진출을 위해 최대한 도와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K리그 구단 관계자들도 대표팀 경기력이 K리그 흥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잘 알아 대표팀의 조기소집을 크게 반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팀들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탈락해 일정을 조정할 수 있는 날짜에도 여유가 생겼다. K리그 한 라운드를 연기해도 리그 일정을 소화하는데 큰 무리가 따르진 않는다.
● 대표팀 선수구성에 달린 조기소집 효과
K리그 한 관계자는 “신 감독이 선수들을 구성한 뒤 조기소집을 본격 논의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라는 의견을 냈다. 신 감독이 K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대거 불러들이면 조기소집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그러나 해외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표팀에 많이 소집되면 조기소집을 해도 훈련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신 감독이 어떤 선수들을 발탁하느냐에 따라서 조기소집 성사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협회에서 공식적으로 요청하면 구단들에게 의견을 묻거나 이사회를 통해 논의를 해봐야 한다. 앞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