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로페즈.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김신욱 또 프리킥 골…신태용 감독 눈도장
15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 경남FC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2부리그) 2017’경기에서 몹시 이색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전반 킥오프 휘슬이 울린 지 25초 만에 경남 정원진이 골을 뽑은 것이다. 이는 챌린지 통산 2번째로 빠른 시간대 터진 득점포였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한 방으로 원정 팀이 홈 팀을 2-1로 제압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하루 뒤인 1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도‘벼락 골’이 폭발했다. 전북현대의 브라질 공격수 로페즈가 전반 시작과 동시에 힘찬 포문을 열었다. 경기장 전광판 시계가 여전히 ‘00(분)’을 알린 전반 18초경, 이재성의 침투 패스를 받아 상주의 골 망을 흔들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득점 직후, 21초로 표기했으나 이후 3초가 줄여진 18초로 정정했다. 로페즈의 득점은 클래식 통산 2번째로 빠른 득점이다. 2013년 10월 5일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나온 수원삼성 곽광선의 자책골(17초)의 뒤를 이었다.
초반부터 가볍게 흐름을 탄 전북은 끝까지 기세를 올렸다. “마치 고무줄로 우리를 (치고 올라가지 못하게끔) 잡아당기는 기분”이라며 2위권과 격차를 벌릴 수 있는 기회를 번번이 놓치는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낸 전북 최강희 감독의 의도대로 90분이 착착 풀렸다. 특유의 맹공이 계속됐고 릴레이포가 내리 폭발했다. 전반 40분 베테랑 스트라이커 이동국의 패스를 잡은 브라질산 미드필더 에델이 추가골로 연결했고, 후반 23분 상주 김남춘에 추격골을 내주면서 2-1 불안한 리드를 지킨 후반 34분 김신욱이 오른발로 직접 프리킥 골을 작렬시켜 승부를 갈랐다. 머리에 세트피스 발밑까지 강한 김신욱은 후반 교체 투입됐음에도 이날 상주를 찾은 국가대표팀 신태용(47)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김남춘에 내준 실점과 골키퍼 홍정남이 과도한 항의로 경고를 받은 장면을 제외하면 준비된 시나리오대로 흘렀다.
전북 김신욱(왼쪽)이 1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21라운드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후반 23분 팀의 3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전북은 상주를 꺾고, 리그 선두를 지켰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12승5무4패가 된 전북은 가장 먼저 승점 40 고지를 돌파(41점)하며 전날(15일) 광주FC를 1-0으로 꺾은 2위 울산현대(승점 38)를 1경기차로 따돌리면서 선두 독주를 계속했다. 최 감독은 “우리만의 경기를 하자는 주문이 확실히 통했다”고 기뻐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으로 1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승점 31로 상위권 도약을 노리던 제주 유나이티드는 FC서울에 1-2로 덜미를 잡혔다. 다득점에 앞서 제주는 승점 동률의 서울을 간신히 따돌렸으나 뼈아픈 안방 패배로 고개를 떨궜다.
같은 날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4위 강원FC와 1-1로 비긴 인천 유나이티드는 승점 18을 쌓아 11위 대구FC, 12위 광주FC(이상 승점 16)와 격차를 벌려 잔류싸움에서 한 걸음 앞서 나갔다.
상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