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장사의 MVP 로드’ 최정, 사상 최초 MVP 동시석권 도전

입력 2017-07-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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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31개의 홈런을 때린 최정은 SK 돌풍의 주역이자 강력한 홈런왕 그리고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 후보다.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홈런 2방을 폭발하며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됐다. 스포츠동아DB

1982년 출범한 한국프로야구에선 올해까지 총 36번의 올스타전이 펼쳐졌다. 해마다 열린 별들의 잔치에서 최우수선수(MVP)는 총 33명이 배출됐다. MVP 수상자는 수많은 스타들 속에서 단 한명만 탄생하기 때문에 겹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김용희(1982·1984), 유지현(1997·1999), 이대호(2005·2008)만이 ‘미스터 올스타’ 타이틀을 두 번씩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리고 올해 주인공은 이번에도 새로운 인물이었다.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올스타전 MVP는 최정(30·SK)이었다. SK 선수 최초로 올스타전 MVP 트로피를 거머쥐며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2008년 한국시리즈 MVP 이후 개인 생애 두 번째 MVP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는 이날 드림올스타 3번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해 ‘소년장사’라는 별명답게 1회와 3회에 홈런 두 방을 잇달아 터뜨렸다. MVP는 일찌감치 정해졌다. 3타수 2안타 3타점 3득점의 맹활약으로 기자단 투표 53표 중 40표를 얻어 별중의 별로 우뚝 올라섰다. 경기 초반에 터진 멀티홈런의 인상은 그만큼 강렬했다.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올스타전‘이 열렸다. 3회초 드림팀 SK 최정이 연타석 홈런을 친 후 홈을 밟고 있다. 대구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홈런’은 올 시즌 최정을 가장 간단하고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단어다. 전반기에만 82경기에 출장해 31개의 홈런을 때렸다. 독보적인 이 부문 단독선두다. 숫자로 계산하면 2.65경기 마다 1개의 홈런을 때린 것인데, 이를 올 시즌 전체로 확대해 계산하면 시즌끝까지 53홈런을 때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휴식일 등 여러 기타 여건을 고려해도 50홈런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자연스레 팬들의 관심은 최정의 MVP 동시석권으로 쏠린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며 후반기에도 홈런쇼를 벌인다면, 정규시즌 MVP에 누구보다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 KBO리그 역사상 한 선수가 같은 해 올스타 MVP와 정규시즌 MVP를 동시에 석권한 경우는 이제까지 단 한번도 없었다. 달성시 리그 최초의 기록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직 더 남아있다. 소속팀 SK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MVP 3관왕(올스타·정규시즌·한국시리즈)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최정 자신은 대업을 달성 할 수 있는 조건에도 겸손함을 나타냈다. 올스타전이 끝난 직후 “베스트 12로 뽑혀 뛰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MVP까지 탈 줄 몰랐다. 다른 무엇보다 구단 최초로 올스타 MVP를 받았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정규시즌 MVP와 관련해서는 “단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성적은 열심히 하다보면 따라오는 것이다. 나 자신보다 팀을 위해 뛰겠다. 홈런보다 타점을 노리는 타자가 되겠다”고 대답했다.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최정의 ‘무심타법’이 그를 KBO리그 역사적 기록의 첫 주인공으로 이끌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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