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 롯데 레일리, 체인지업에서 답을 찾다

입력 2017-07-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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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레일리.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외국인투수 브룩스 레일리(29)는 올 시즌 초반 심한 부침을 겪었다. 12일 웨이버 공시돼 팀을 떠난 닉 애디튼(15경기 2승 7패·방어율 5.91)까지 부진했던 탓에 레일리의 마음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한때 외국인투수 둘의 승패마진이 -9(5승14패)였을 정도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레일리는 최근 들어 오히려 지난 2년(2015~2016 시즌)과 견줘 더욱 강력함을 뽐내고 있다. ‘환골탈태’라는 표현이 딱 맞다. 대체 레일리의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 방어율 3.10→5.63, 에이스의 몰락

5월 5일 사직 KIA전까지만 하더라도 레일리에게 이상징후는 없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1승(3패)을 거둔 것이 전부였지만, 방어율(3.10·40.2이닝 14자책점)과 이닝당 출루허용(WHIP·1.25)은 준수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5월 13일 사직 두산전부터 6월 18일 고척 넥센전까지 6경기에서 4패(2승)를 떠안았고, 방어율은 무려 9.10(29.2이닝 30자책점)에 달했다. 3.10이던 시즌 방어율도 5.63(70.1이닝 44자책점)까지 치솟았다. 6월 7일 마산 NC전 직후 10일간 1군에서 제외된 뒤에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였다. 팀에 플러스가 돼야 할 외국인투수가 가장 취약한 포인트가 된 것이다. ‘레일리와 애디튼 둘 중 누굴 보내야 하는가’라는 질문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자이언츠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무사 1루 넥센 허정협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허용한 롯데 레일리가 외야를 바라보고 있다. 고척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 놀라운 반전, 체인지업에서 답을 찾다

7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4승째를 따낸 6월 24일 잠실 두산전이 변화의 시발점이었다. 레일리는 이날부터 23일 KIA전까지 6경기에서 모두 7이닝 이상 소화하며 5연승을 질주 중이다. 이 기간에 홈런은 단 하나도 맞지 않았고, 시즌 방어율도 4.25(114.1이닝 54자책점)까지 끌어내렸다. 롯데 구단이 레일리에게 기대했던 그 모습이다. 조원우 감독은 “체인지업이 좋아진 덕분에 호투하고 있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직구 위주의 투구를 하다가 체인지업이 높은 코스에 형성되면 장타를 맞곤 했다. 이제는 체인지업의 구속을 낮춘 데다 낮은 코스에 들어가면서 장타를 허용하는 빈도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완투승을 거둔 레일리가 포수 강민호와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김원형 투수코치 “더 큰 역할 기대해”

김원형 투수코치의 생각도 같았다. 그는 “일단 제구가 잘된다. 정말 많이 좋아졌다”며 “레일리가 스스로 체인지업에 초점을 맞추고 연습을 많이 했다. 시즌 초반에는 체인지업 구속이 평균 138~139㎞까지 나왔는데, 지금은 평균 133~134㎞ 정도로 낮췄다. 직구와 구속 차이를 두면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 수월해졌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포수 (강)민호가 레일리를 잘 알고 있다. 충분히 상의해 투구패턴을 바꿨고, 레일리 본인도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이제 시즌이 2개월 가량 남았는데, 지금부터 한 달이 정말 중요하다. 레일리에게 더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레일리는 “최근 들어 내가 좋았을 때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강민호와 호흡도 잘 맞는다. 동료들이 잘해주고 있기에 더 힘이 난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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