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군함도’ 스크린 2027개 논란…독과점이냐 시장 논리냐

입력 2017-07-27 15: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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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군함도’가 26일 역대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 97만명을 달성했다. ‘명량’의 68만명과 현충일 개봉했던 ‘미이라’의 87만명을 훌쩍 뛰어넘은 기록이다.

개봉 전부터 한국 영화 역대 예매량 1위를 기록했던 ‘군함도’는 예상대로 개봉하자마자 전 예매 사이트 1위를 석권했다. 이 작품은 단 하루 만에 97만516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류승완 감독의 전작이자 1000만 영화 ‘베테랑’(개봉 첫날 41만4219명)의 두 배 이상의 성적이다. 27일 오전 10시에는 이틀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관객은 ‘군함도’의 승승장구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모두 스크린 독과점을 통해 얻은 결과라는 것. ‘군함도’는 26일 무려 2027개의 스크린을 확보해 총 1만174회 상영했다. 상영 점유율은 55.2%다. 26일 하루 전국 영화관에서 상영된 모든 상영 횟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군함도’는 역사상 처음으로 2000개 이상의 스크린이 동원된 영화다. ‘군함도’ 이전에 스크린을 가장 많이 확보했던 작품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1991개)다. 오늘 700만 관객을 넘어선 ‘스파이더맨: 홈커밍’도 1965개 스크린을 동원했다. 이밖에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1843개) ‘검사외전’(1812개) ‘부산행’(1788개) 등도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 박스오피스 전체 1위 ‘명량’ 또한 개봉 당시 1587개 스크린을 동원했다.

2027개는 해도 너무한 수치지만 무조건 극장 탓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관객의 수요가 그만큼 받쳐줬기 때문. ‘군함도’는 26일 좌석점유율 52.8%로 과반을 보였다. 183만7408개의 좌석을 ‘군함도’를 위해 깔아놓은 상태에서 97만900명의 관객이 ‘군함도’를 택했다. 같은날 개봉한 ‘슈퍼배드3’의 좌석점유율은 47.7%며 ‘덩케르크’는 28.9%를 기록했다.

연초 CGV 2017 상반기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CJ CGV 서정 대표는 “기본적으로 영화는 흥행 산업이다. 우리 극장은 영화가 가진 문화산업 차원에서의 ‘다양성’도 인정하지만 고객 선호도가 높은 영화를 내거는 것 또한 시장의 논리고 경제 논리”라면서 “극장의 일방적인 ‘불편함’을 요구하는 것은 시장 논리에 맞지 않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군함도’의 스크린 2027개도 고객 선호에 따른 시장의 논리로만 봐야 할까.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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