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에 뺏긴 이슈, ‘택시운전사’의 험난한 길

입력 2017-08-0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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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운전사. 사진제공|쇼박스

사전 시사회에도 입소문 효과 미미
예매율 21%…‘군함도’에 선수 뺏겨

송강호 주연 영화 ‘택시운전사’가 개봉을 하루 앞두고 험난한 길을 예고하고 있다. 작품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받기 전부터 외부적인 여러 상황에 영향을 받고 있어서다.

2일 개봉하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제작 더램프)는 올해 여름 극장가에서 일주일 차이로 개봉하는 한국영화 5편 가운데 7월26일 먼저 공개한 ‘군함도’에 이어 두 번째로 관객을 찾는 작품이다. 총 제작비 150억원 규모와 주연배우, 스토리 등에 대한 기대에 힙입어 ‘군함도’와 함께 ‘여름 빅2’로 꼽히고 있다.

영화는 1980년 5월 독일인 기자를 태우고 광주로 향한 택시기사의 눈에 비친 ‘5월 광주’를 다룬다. 첫 주 4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군함도’와 마찬가지로 역사적인 메시지가 강하다. 물론 극의 배경인 시대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 장르는 다르지만 아직 치유되지 않은 ‘아픈 역사’를 담아내면서 관객에 다가서는 점은 겹친다.

때문에 두 영화는 서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 관객의 관심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 속에 ‘택시운전사’는 개봉을 3주 앞둔 7월 중순부터 서울과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7만여 관객을 대상으로 한 사전 시사회를 진행해왔다. 제작진은 이를 통한 ‘입소문’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 효과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앞서 비슷한 방식을 내세워 흥행한 ‘변호인’, ‘귀향’ 등 화제작과 비교하면 온도차는 더욱 눈에 띈다.

이런 가운데 ‘군함도’가 선점한 다양한 이슈 역시 후발주자인 ‘택시운전사’에는 그대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현재 ‘군함도’는 빠른 흥행 속도 뿐 아니라 상영관 독과점, 역사 왜곡 공격 등에 직면해 있다. 이와 관련한 이슈도 다양하게 쏟아진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만큼 관객의 관심이 ‘군함도’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예매율도 예상만큼 오르지 않고 있다. 개봉을 이틀 앞둔 7월31일 오후 5시 현재 ‘택시운전사’의 예매율은 20.7%(영화진흥위원회)에 머물고 있다. 30%대인 ‘군함도’는 물론 가족단위 관객의 선호가 높은 애니메이션 ‘슈퍼배드3’에 선수를 빼앗긴 탓이다.

다만 SNS를 통해 송강호와 유해진 등 배우를 향해 기대가 쏠리고 있다는 점, 사전 시사회를 진행한 배급사 쇼박스 측이 “가슴 아픈 현대사를 따뜻한 웃음과 감동, 희망으로 그려낸 것에 관객이 높은 만족감을 드러낸다”고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흥행세에 대한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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