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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포 이정현 부진…팀 3점슛 성공률 24%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이 레바논에 패했다. 한국은 8월9일(한국시간) 베이루트 누하이드 나와필르 체육관에서 열린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개최국 레바논에 66-72로 졌다. 오세근(16점·7리바운드), 임동섭(16점·5리바운드), 김선형(15점·4리바운드·4어시스트) 등이 분전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1차전 패배로 한국은 조별리그 1위에게 주어지는 8강 직행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1차전을 패한 한국은 11일 카자흐스탄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농구대표팀 이정현. 사진제공|FIBA
● 뼈아팠던 주포 이정현의 부진
한국은 주요 득점 루트인 외곽슛이 침묵했다. 임동섭만이 7개를 던져 3개를 성공시켰을 뿐, 팀 3점슛 성공률은 24%(25개 시도·6개 성공)에 그쳤다. 팀의 주포 역할을 기대했던 ‘9억2000만원의 사나이’ 이정현(1리바운드·1어시스트)은 17분43초를 뛰면서 5개의 3점슛을 던져 단 한 개도 넣지 못하는 등 무득점에 그쳤다. 또한 52-54까지 추격한 4쿼터 초반 3점슛 찬스를 놓치고 이어진 공격에서는 턴오버로 상대에게 공격권까지 내주는 등 승부처에서 전혀 이름값을 못했다. 허웅(3점)도 5개의 3점슛을 던져 단 1개만 성공시키는 데에 그쳤다. 열세가 예상된 리바운드 싸움에서는 37-39로 선전했지만, 상대에게 14개의 공격리바운드를 빼앗겨 타격이 적지 않았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레바논 관중들. 사진제공|FIBA
● 만만치 않았던 홈 텃세
레바논의 홈 텃세도 승부가 기우는 데에 큰 영향을 미쳤다. 대회 개막을 맞아 미셸 아운 대통령까지 이날 경기장을 찾아 관람할 정도로 레바논은 농구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나타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레바논 홈팬들은 일방적인 응원공세를 펼쳤다. 특히 대표팀에 복귀한 ‘레바논의 마이클 조던’ 파디 엘 카디브(14점·5리바운드·4어시스트)가 소개될 때에는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판정도 레바논 쪽으로 기울었다. 엘 카디브의 트래블링이 3∼4차례 나왔지만 심판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공격과정에서 레바논 선수가 팔꿈치를 휘둘러도 공격자파울이 지적되기는커녕 한국선수의 수비자 파울을 선언하는 장면까지 나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