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 언론시사회 당시 주연배우 송강호가 영화로 전하고픈 메시지를 이 같이 말했다. 과거를 기억하되 머물지만 말고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이 있는지 1980년 5월 광주로 1000만 관객을 데려간 ‘택시운전사’는 묻고 있다.
지난해 ‘촛불민심’이 이룬 기적처럼 1980년 ‘민주화운동’도 소시민들이 일어나 군부독재 정권에 맞서 저항하고 싸워 이뤄낸 보배로운 열매다. ‘택시운전사’는 ‘김사복’(송강호 분)을 소시민을 대표하는 인물로 내세우며 민주주의는 그 누구도 아닌 인간의 도리를 다한 소시민들이 이뤘다고 말한다. 또한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민주화 세대의 부모가 옳은 것을 지켰고 이뤄낸 것을 우리가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에 대해 물으며 작품의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하고 있다.
그 동안에도 민심을 울리는 영화는 많이 등장했다. 1000만이 넘는 작품에서 꼽는다면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변호인’(2013), ‘명량’(2014)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왕 노릇을 하던 광대 하선(이병헌 분)이 기득권 세력의 탐욕에 분노하면서 민심을 대변하는 감동어린 대사들이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줬다.
‘변호인’은 ‘택시운전사’와 동시대를 그린 작품이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사로 지내던 시절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에서 송강호가 ‘송우석’ 변호사 역을 맡았다. 작품 속 송강호의 대사 중 하나인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인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와 “국가란 국민입니다”는 그의 명대사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명량’ 속 이순신 역시 백성을 위하는 한 나라의 장군의 모습을 그리고 지도자의 본보기를 그리기도 했다. “충은 백성을 향한다”라는 말과 함께 나라가 백성이며 자신이 지켜야 할 사람들은 백성이라는 대사는 관객의 마음을 뜨겁게 울리기도 했다. 이렇듯 지금까지 1000만 관객이 사랑한 작품들은 민심의 마음을 대변하는 지도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리더가 가져야 하는 가치관, 행동 가짐 등을 말했다.
그런데 ‘택시운전사’는 조금 다르다. 이 작품에서 던지는 메시지는 기득권이나 정부만을 향하지 않고 있다. 소시민을 향해서도 물음을 던지고 있다. 여전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것인가. ‘택시운전사’는 과거를 통해 우리에게 한 발자국 더 나아가는 방법을 알려줬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