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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이 8월 21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모여 강화훈련을 진행 중이다.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2위(4승1무3패·승점 13)에 올라 있는 한국은 8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홈 9차전을 치른 뒤 9월 5일(한국시간) 타슈켄트에서 우즈베키스탄과 마지막 원정경기를 펼친다.
대표팀 신태용(47) 감독은 공격루트의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전방에 각기 스타일이 다른 이동국, 김신욱(이상 전북현대),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공격수 3명을 선발한 것도 탄탄한 수비진을 구축한 상대들의 공간을 뚫기 위함이다.
하지만 공격진이 전부 해결할 수는 없다. 주변에서의 원활한 볼 배급은 필수다. 공격 2선, 그리고 3선에서의 활발한 플레이가 뒷받침돼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이란은 무실점이고, 우즈베키스탄은 6실점에 불과하다. 많은 득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굉장히 효율적인 운영을 한다는 반증이다.
대표팀은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장착하려 한다. 그런데 단순히 발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상황에 따라 손도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스로인이다. 상대 진영 깊숙한 지역에서 이어질 스로인은 크로스 이상의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태극전사들 가운데 스로인에 특별한 감각을 자랑하는 이들이 있다. 왼쪽 풀백 김진수(전북)와 중앙수비수와 측면수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설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권경원(톈진 취안젠)이다. 이들의 강한 팔에서 나오는 문전 한복판까지 길게 이어지는 스로인은 특히 포스트 플레이에서 빛을 발한다.
일본 J리그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김진수는 딱히 스로인을 연마하지도 않았는데 생각 이상으로 잘 풀렸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도 종종 엄청난 스로인으로 상대팀에 큰 혼란을 유도하곤 한다. 본인 스스로도 “비장의 무기”라며 굳이 숨기지 않는다.
권경원의 스로인도 상상을 초월한다. 전북에서 아랍에미리트(UAE) 걸프리그 알 아흘리로 떠난 그는 과거 수원삼성에서 뛴 코스민 올라로이우(루마니아) 감독의 권유로 센터백으로 보직을 바꿨고, 동시에 롱 스로인 전담하게 됐다. 올라로이우 감독은 언젠가 팀 훈련 도중 모든 선수들에게 공을 길게 던지도록 했는데, 여기서 권경원이 1등을 했다. 어지간한 프리킥에 버금가는 날카로운 궤적의 스로인은 어시스트에 가까운 위력을 발휘했다.
스로인 스페셜리스트들이 연출할 환상의 하모니가 유독 기대되는 이번 대표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