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겸의 음담잡담] 파업이 만든 FM음악방송 “음악 우대” 호평 아이러니

입력 2017-09-1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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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BC 본부제공

4일부터 시작된 KBS와 MBC 양대 공영방송사 노조의 총파업으로 방송 파행이 심화되고 있다. TV에선 MBC ‘무한도전’ ‘복면가왕’ ‘나혼자 산다’ 등 인기 예능프로그램이 줄줄이 결방되고, 라디오는 대부분 프로그램이 음악만 내보내고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라디오에서 음악만 나오는 이런 현상을 반가워하는 이들도 많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파업 때문에 음악만 틀어주는데 이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음악 실컷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음악이 안 잘려서 좋다”는 등의 글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는 파업을 환영한다는 게 아니라, 그간 라디오에서 음악 소개보다 토크가 주를 이뤘던데 대해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았다는 방증일 것이다.

평소 라디오를 즐겨듣는 기자도 FM에서 음악보다 이야기를 더 많이 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진행자와 게스트들이 서로 웃고 이야기하고, 음악이 흐르나 싶다가도 광고가 나오면서 이내 끊기고 만다. 음악방송을 표방하지만, 사실상 토크쇼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평소 FM 프로그램 대부분이 시간당 10곡 안팎을 들려준다. 음악을 듣고 싶어 라디오를 켜는 청취자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라디오 음악은 ‘랜덤의 미학’으로 듣는 즐거움이 크다. 어떤 노래가 나올지 모르는 기대감은 라디오를 듣는 재미를 키운다. 파업 중인 현재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팝송과 가요가 뒤섞여 나오고, 최신가요와 추억의 노래들이 공존한다. 노래도 중간에 끊기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

가수 신승훈은 자신의 노래 ‘라디오를 켜봐요’에서 “지금 라디오를 켜 봐요/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노래가 그대를 향해 울리는”이라고 노래했다. 방송은 하루빨리 정상화되어야 하고, 음악이 더 ‘우대’받는 라디오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원겸 엔터테인먼트부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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