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가 열린다. 경기 전 두산 한용덕 코치가 보우덴의 투구를 살펴보고 있다.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얼핏 두산이나 한 코치가 난감한 상황일 수 있다. 그러나 17일 플레이오프(PO) 1차전 현장 분위기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미 알려진 악재는 더 이상 악재가 아니다’는 증권가 격언처럼 두산 내부에 ‘내성’이 생긴 듯하다.
실제 두산은 강도는 약간 달랐지만 2016년 가을에도 유사한 상황에 처했다. 당시 한화 김성근 감독의 거취 발표가 계속 미뤄지며, 한화 레전드 출신인 한 수석의 이름이 끝까지 빠지지 않았다. 두산과 한화 프런트 최고위층이 만났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러나 두산은 2016년 한국시리즈(KS)에서 NC를 4연승으로 완벽히 깼다. 우승 직후 한화는 감독 교체가 아니라 박종훈 단장 선임을 발표했다. 결국 예측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한 코치는 두산에서 다시 본분을 수행했다. 2017시즌은 수석코치로 출발했지만 김 감독의 요청에 따라 투수코치까지 겸임했다. 그리고 두산의 정규시즌 2위라는 실적을 냈다.
실용주의자이자 맺고 끊는 것이 명확한 두산 김태형 감독은 한 코치의 능력을 정확히 측정해서 활용했다. 냉철한 현실인식 속에서 한 코치도 흔들림 없이 PO를 준비했다. 두산은 이전부터 “누구라도 우리 팀 코치가 다른 팀 감독으로 영전하면 축하하며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바깥에서 우려하는 것만큼 불편한 기류는 없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