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가 열렸다. 4회말 2사 1, 3루에서 NC 대타 이호준이 내야 땅볼을 치고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마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그러나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라는 야구팬들의 평가에 어울리는 시간을 보냈다. 1994년 해태에 입단한 이호준은 첫 시즌 투수로 1군에 8경기 등판했다. 이후 타자로 변신해 1996년 야수로 다시 1군에 복귀했다. 통산 성적은 2053경기 6663타수 1880안타 타율 0.282, 337홈런, 1265타점이다.
이호준은 그동안 단 한번도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했다. 1루와 지명타자에는 항상 리그를 지배하는 슈퍼스타가 있었다. 그러나 337홈런은 역대 통산 4위, 1265타점은 역대 3위의 대 기록이다.
SK와 NC에서 주장으로 선수단 전체를 하나로 모으는 빼어난 리더십을 선보였고 코미디언 뺨치는 입담과 솔직함으로 팬들과 미디어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제9구단 NC가 2013년 1군 데뷔 이후 짧은 시간에 강팀으로 성장하는데 클럽하우스 리더로 큰 역할을 했다.
이호준.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이호준은 PO 4차전이 끝난 후 시리즈 패배의 아쉬움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던 팀 동료들 앞에 섰다. 그리고 “덕분에 5년간 행복했다”고 위로와 작별의미가 함께 담긴 말을 건넸다.
이어 은퇴 후 제2의 인생 계획에 대해 털어놨다. 이호준은 후배들에게 “공부 열심히 하고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이호준은 화려한 입담, 그리고 투수와 타자를 모두 경험해 많은 방송사가 그를 해설위원으로 영입하기 위해 일찌감치 뜨거운 구애를 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액의 연봉을 마다하고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다. 시즌 막바지 이호준은 아내에게 제2의 인생을 고민하며 코치를 하면 해설가보다 수입이 많이 줄어든다고 털어놨다. 아내는 “돈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호준은 평소 SK에서 룸메이트로 함께 했던 김기태 KIA 감독의 리더십, 그리고 NC에서 큰 영감을 준 김경문 감독의 선수육성과 전술전략에 대해 많은 감탄을 했다.
이호준은 “해외 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열심히 공부해 지도자가 된다면 김경문 감독에게 배운 점을 후배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시작 될 지도자로서 그의 모습도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라는 최고의 칭찬을 받을 수 있길 기대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