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체크] ‘고백부부’ 웃긴 병맛+슬픈 감성…예능드라마, 진화한다

입력 2017-10-26 20: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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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체크] ‘고백부부’ 웃긴 병맛+슬픈 감성…예능드라마, 진화한다

KBS2 금토드라마 ‘고백부부’가 예능드라마의 바람직한 예시로 등극했다.

‘고백부부’(연출 하병훈/작가 권혜주)는 18년을 고백(Go Back)해 스무살 청춘으로 돌아간 장나라(마진주 역)-손호준(최반도 역) 부부의 과거 청산기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2049 시청률 금토 동시간대 1위, 주간 화제성 지수 3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를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백부부’의 인기는 예능적 위트와 드라마적 감성을 버무린 연출력에서 찾을 수 있다. ‘고백부부’ 연출자인 하병훈PD는 앞서 웹툰을 각색한 예능드라마 ‘마음의 소리’를 통해 ‘병맛장인’의 칭호를 얻었다. ‘고백부부’에서는 강점인 병맛은 유지하면서 시청자들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섬세함을 더해 한층 진화된 연출력을 선보인다.

예능드라마 장르를 표방하는 만큼, ‘고백부부’는 웃겨야 할 때 확실히 웃기는 예능감을 탑재하고 있다. 예를 들어 18년 전으로 돌아온 반도가 2017년의 원수 박현석(임지규 분)과 조우해 콜라폭탄으로 버라이어티한 복수를 하는 장면(2회), 진주가 아들 서진이 그리워 오열을 하다가 정남길(장기용 분)의 차를 택시로 오인하고 탑승한 것도 모자라 2017년에만 통하는 카드결제를 요청하는 장면(2회), 만취한 고독재(이이경 분)의 머리가 교문에 끼어서 흡사 목에 칼을 찬 춘향이의 비주얼이 되는 장면(4회) 등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코믹 장면들이 시청자들의 배꼽을 강탈하고 있다.

반면 ‘고백부부’는 시청자를 울려야 할 때, 설레게 만들어야 할 때 등 서정성이 필요한 감성 연출의 비율도 절묘하게 배합한다. 지난 3회, 진주가 굽 높은 하이힐을 신고 비탈길을 내려오다가 속도 제어를 하지 못해 남길에 품에 안기는 장면은 청춘 로맨스의 명 장면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시청자들의 가슴에 풋풋한 설렘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4회, 술에 취해 귀가하던 진주가 버스 유리창에 아기 발바닥 모양을 그리고 아들 서진을 떠올리며 목을 놓아 눈물 흘리는 장면은 시청자들 역시 가슴 아린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이처럼 ‘고백부부’는 웃길 때 제대로 웃기고, 울릴 때 제대로 울리는 단짠연출을 바탕으로 ‘예능드라마’의 바람직한 예를 다시 만들고 있다. 이에 4회까지 방영된 가운데 수많은 고백(Go Back)앓이를 양산하고 있는 ‘고백부부’가 남은 8회 동안에는 또 어떻게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길지 주목된다.



‘고백부부’는 뜨거운 입소문에 힘입어 오늘 26일(목) 밤 11시 4회 재방송이 특별 편성됐다.

사진= KBS 2TV ‘고백부부’ 제공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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