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박기원 감독 “정지석, 어려워봐야 성장한다”

입력 2017-11-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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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정지석. 사진제공|KOVO

대한항공 레프트 정지석(22)은 얼핏 재능으로 충만한 배구선수처럼 보인다.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드래프트 지명을 받았다. 오자마자 베테랑이 즐비한 대한항공에서 즉시전력감이 됐다. 국가대표도 됐다. 리시브, 공격, 블로킹 등에 걸쳐 딱히 약점이 없다.

‘2017~2018 도드람 V리그’ 미디어데이에서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이 “언제 프리에이전트(FA) 되느냐?”고 정지석을 향해 공개 질의했다. 물론 장난이 섞여있었지만 그 정도로 탐낼만한 자원이다.

그러나 정지석을 바라보는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의 시선은 사뭇 다르다. “정지석이 배구천재도 아니고…. 아직 더 발전해야 될 선수다. 그리고 발전할 수 있는 선수다”라고 말한다.

대한항공의 ‘2017~2018 도드람 V리그’ 1라운드 출발은 썩 경쾌하지 못하다(3승2패 승점 8점).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압도적이지도 않다. 우승후보 평판을 아직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박 감독이 시즌 포커스를 후반부에 맞춰놓은 영향도 없지 않다. 실제, 레프트 김학민의 출장을 최대한 아껴왔다.

이런 대한항공의 1라운드 고전에는 ‘정지석을 키워야 한다’는 박 감독의 의중도 담겨 있다. 정지석은 잘하는 것도 많지만, 범실도 많다. 커리어는 출중해도 어린 선수인지라 코트에서의 멘탈 관리가 흔들릴 때도 있다. 김학민, 신영수 등의 대안이 웜업존에 있음에도 박 감독은 정지석에게 최대한 기회를 주고 있다. 어려움도 겪어봐야 선수가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대한항공에도 언젠가 세대교체, 리빌딩의 물결이 다가올 것이다. 그럴 때 팀의 축이 되어야 할 선수는 현실적으로 정지석, 세터 황승빈(25) 등이다. 시행착오를 일정부분 감수하더라도 박 감독이 이들을 중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 감독은 3일 “김학민이 들어오면 정지석, 곽승석, 신영수 등과 상황에 따라 쓰임새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서서히 스퍼트 채비를 하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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