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제틱’ 김철수표 용병술, 한국전력 선두 점프 비결

입력 2017-11-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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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김철수 감독. 사진제공|KOVO

시작부터 끝까지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뛰었다. 큰 동작으로 사기를 북돋웠고, 득점한 선수에게는 먼저 하이파이브를 건네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한국전력 김철수(47) 감독 얘기다.

김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한국전력의 지휘봉을 잡았다. 감독 부임 당시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극대화한 토털배구”를 목표로 내건 그는 이제 갓 프로에 입단한 신인들을 기용하는 데도 한 치의 망설임이 없다. 국가대표 레프트 서재덕의 무릎 부상이라는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이 5일 현재 단독 선두(승점 11·3승 3패)를 달리는 비결이다. 이는 김 감독의 준비된 용병술이 통한 결과다.

세트스코어 3-1(23-25 25-20 33-31 25-16)로 역전승을 거둔 5일 ‘도드람 2017~2018 V리그’ 우리카드와의 홈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경기에 앞서 “서재덕의 부상이 아쉽지만, 일단 공재학을 선발로 기용하고,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김인혁을 내보내겠다”고 ‘플랜 B’를 공개했다. 김인혁은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0순위)로 한국전력에 지명된 신인. 이날 경기가 프로 데뷔전이었다. 2세트 중반부터 코트를 밟은 그는 6득점(1블로킹), 공격성공률 55.55%를 기록하며 주포 펠리페(24득점)와 전광인(23득점)의 뒤를 훌륭하게 받쳤다.

사진제공|KOVO


김 감독은 ”세터 (권)영민이도 인혁이가 대학 시절에 뛰는 모습을 봤는데 ‘인상적이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김인혁을 기용한 데는 권영민의 의견도 작용했다는 의미였다. 이 한마디로 갓 프로에 데뷔한 신인과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기를 살린 셈이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김)인혁이의 공격력은 걱정하지 않았다. 수비가 다소 약하다는 느낌이었는데, 자세가 괜찮았다. 처음인데도 잘해줬다”고 다시금 자신감을 심어줬다. 김인혁은 디그성공률 70%(10시도 7성공)를 기록하며 우려를 잠재웠다.

‘함께 뛰는 감독’을 보는 선수들도 힘이 난다. 전광인은 “감독님께서 더 열정적으로 선수들이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지치고 집중력이 떨어질 때 재무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내가 같이 뛰겠다. 밖에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며 웃었다.

수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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