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 회복훈련을 마친 태극전사들이 다시 기지개를 펴고 A매치 준비에 전력을 다했다. 구자철(왼쪽)과 손흥민이 7일 수원월드컵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소집훈련에서 볼 빼앗기를 하며 몸을 풀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완전한 수비라인…강호 상대로 검증 목표
신 감독 “한발 더 뛰고 지지않는 축구할것”
한국축구에서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는 역사에 남을 성과다. 최근 논란을 일으켰던 ‘히딩크 사태’는 당시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69·네덜란드) 감독을 향한 향수가 너무 짙게 배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한축구협회 대표전화 번호에 2002가 들어가는 것 역시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그리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대표팀은 지금과 스타일이 완전히 달랐다. 가장 큰 차이점 가운데 하나는 터프함이다. 강한 수비압박을 강조하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강도 자체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히딩크 감독은 최진철(전 포항스틸러스 감독), 김태영(현 수원삼성 코치)을 수비수로 중용했는데, 이들은 지저분할 정도로 터프한 몸싸움을 통해 대표팀의 수비에 힘을 실었다. 대표팀과 만난 상대 국가의 스타급 선수들이 이들과의 몸싸움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선수들이 개인기술이 뒤쳐지기 때문에 이 부분을 체력과 몸싸움을 통해 극복하고자 했다.
상대 마크에 능한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현 대표팀 코치)을 대표팀에 발탁한 뒤 ‘마지막 숨겨진 퍼즐조각을 찾았다’며 기뻐한 한 것도 투쟁심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2002월드컵 이후 15년이 지난 지금, 해외파 선수는 엄청나게 늘어나고 개인 기량도 발전했지만 대표팀의 전력은 이에 따르지 못한다. 최근 축구의 흐름인 볼 소유 강조와 짧은 패스 위주의 축구를 벤치마킹하다보니 우리 축구의 색깔도 달라졌다.

오는 10일 콜롬비아, 14일 세르비아와의 친선경기를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7일 수원월드컵 보조경기장에서 오픈트레이닝 행사를 가졌다. 대표팀 차두리 코치가 선수들과 볼 빼앗기로 몸을 풀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와 함께 수비에서의 투쟁심과 터프함도 사라졌다. 최근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합류한 토니 그란데, 하비에르 미냐노 코치가 신태용 감독과의 미팅에서 “한국이 너무 순하게 축구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0일 콜롬비아(수원)에 이어 14일에는 세르비아(울산)와 평가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10월 유럽원정 평가전 2경기에서 러시아(2-4패)와 모로코(1-3패)에게 무려 7골을 내주면서 수비 조직력이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보여줬다. 당시는 해외파들로 구성된 팀 사정상 제 포지션이 아닌 곳에서 뛴 선수들도 많아 수비라인이 완전하지는 않았다.
이번 평가전은 다르다. 완전한 수비라인이 우리보다 FIFA 랭킹이 훨씬 앞선 팀을 상대로 얼마나 잘 버티는지 능력을 검증받을 수 있는 기회다. 신 감독은 강한 몸싸움을 통해 수비 안정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평가전에서 만나는 2팀 모두 전력이 좋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다. 1대1에서는 밀릴 수 있겠지만 한발 더 뛰고 상대를 거칠게 밀어붙이는 축구를 할 것이다. 강한 수비를 통해 지지 않은 축구를 하겠다”고 신태용 감독은 평가전 계획을 밝혔다.
수원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