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축구대표팀 호세 페케르만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최전방 투 톱으로 전진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2골을 몰아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최근 무기력한 대표팀 경기력과 맞물려 온갖 조롱을 받으며 많은 상처를 입은 신 감독은 부임 5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 희망을 부풀렸다.
반면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콜롬비아를 이끌며 치열한 경쟁을 뚫고 2018러시아월드컵에 직행시킨 호세 페케르만 감독은 예상치 못한 패배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먼저 진행키로 한 공식 기자회견을 홈 팀 이후에 참여할 정도로 충격은 커 보였다.
경기 하루 전(9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한국대표팀에 소집되지 않은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주목할 상대 선수’로 꼽으며 여유를 부린 페케르만 감독은 느슨한 준비가 얼마나 뼈아픈 결과를 가져오는지 새삼 경험하게 됐다.
다음은 페케르만 감독과의 일문일답.
-경기를 총평한다면.
“월드컵 본선진출국답게 양국 모두에게 힘겨운 경기였다. 특히 한국의 빠른 스피드에 어려움을 겪었다. 따라잡는 게 정말 쉽지 않았다. 후반 들어 템포를 많이 찾았고 다행히 1골을 만회할 수 있었다.”
-다양한 측면 실험을 하고 있다(콜롬비아 기자).
“아직 여러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있다. 현재 평가 과정에 있다. 그래서 선수 개개인에 대한 정확한 언급을 할 수 없다. 계속 체크하고 있다. 더 시간이 흐른 뒤 결과를 공개하겠다.”
-콜롬비아 측면 자원들이 많이 전진했는데(콜롬비아 기자).
“한국의 수비가 굉장히 조직적이고, 빨라 힘들었다. (한국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소집기간부터 많이 짧았다. 더욱이 우린 다양한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모여 시차적응도 거의 되지 않았다. 전반에는 상대 흐름을 따라갔지만 후반에는 좀더 조직적으로 했다. 월드컵에서는 좀더 전술적으로 완성시켜서 나설 것이다.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뮌헨)는 일단 상황을 지켜본 뒤 중국 원정에 동행시킬지를 결정하겠다.”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콜롬비아의 축구대표팀 평가전 경기에서 후반 한국 기성용을 향해 동양인을 비하하는 눈찢기를 하고 있는 콜롬비아 카르도나. 스포츠동아DB
-경기 중 동양인 비하 제스처를 취했는데.
“아직 상황을 확인하지 못했다. (나중에 확인되면 징계가 있는지?) 힘들고 거친 경기라서 그런 장면이 빚어졌던 것 같다.”
-이전의 한국과 지금은 많이 달랐는데.
“후반은 양 팀 모두 많은 교체가 있었고, 비슷한 레벨의 축구를 했지만 전반만 보면 훌륭한 팀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직 선수들을 실험하는 과정이다. 월드컵에서는 보다 완성된 콜롬비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 다비드 오스피냐(아스널) 등 주전들이 오지 않았다.
“중요한 선수들이 대표팀에 차출되지 못한 것은 분명 큰 타격이다. 그러나 새로운 선수들에게는 기회다. 다만 주축이 빠졌을 때는 상당히 어려운 면이 있다.”
수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