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표팀 선동열 감독. 스포츠동아DB
마지막 국내 훈련을 끝낸 선 감독은 “자신 없다고 할 수 없지 않느냐”며 웃었다. 선수단 전원이 만 24세 이하 혹은 KBO 3년차 이하 선수들로 구성됐다. 대표팀의 객관적 전력이 떨어진다. 경험치도 적다. 선 감독의 말처럼 전체 엔트리 25인 중 투수를 12명으로 채운터라 야수진에 부상자가 발생하면 대응도 쉽지 않다.
선 감독은 넥센, 경찰청과의 세 차례 평가전에 대해서도 “준비가 완벽했다곤 볼 수 없다”라고 평했다. 선수들의 부상을 우려해 뛰는 야구를 자제했다. 작전도 거의 구사하지 않았다.
투수들도 컨디션 점검에 중점을 뒀다. 무승부 상황에서 발생할 승부치기 연습도 하지 못했다. 선 감독은 공인구 얘기도 꺼냈다. 미즈노 볼이 다소 미끄러워 포크볼 던지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투수가 APBC 대회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수들 중 도쿄돔에서 뛰어본 선수가 한 명도 없는 현실도 내심 걱정이다.
한국 야구국가대표팀이 오는 16일부터 4일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 대회를 앞두고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첫 소집 훈련을 가졌다. 야구대표팀 선동열 감독이 양해영 사무총장과 공인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그래도 처한 현실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준비는 다했다. “아직은…”이라며 공개를 미뤘지만 투수 투입 순서는 내부적으로 결정이 났다. 타선도 어느 정도 기본 틀을 정했다. 평가전에서 가장 뜨거운 타격을 보여준 이정후(넥센)는 테이블 세터 포진이 유력하다.
개막전에서 일본과 맞붙는 한국은 대만의 첫 경기 대상이기도 하다. 일본이나 대만 모두 에이스를 한국전에 넣을 수 있는 환경이다. 선 감독은 “일본은 좋은 투수들이 많다. 대만은 천관위가 한국전에 나올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일본을 상대로 타자들이 어떻게든 점수를 뽑아내는 것을 관건으로 봤다. 저득점 경기를 예상한 것이다. 초반이라도 기회가 오면 번트 등 스몰볼을 구사할 것이 유력하다. 적은 기회에서 어떻게 효율적 야구를 하느냐가 승리의 열쇠다. 대만전은 천관위를 얼마나 빨리 끌어내리느냐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천관위 다음 투수부터는 아무래도 해볼만하다”고 말했다. 대만은 방망이에 강점이 있는 팀이니만큼 기세를 뺏기면 안 된다는 생각이 깊다. 미래를 보는 대회라곤 해도 태극마크의 무거움을 모르지 않는 선 감독이다.
고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