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in CHINA] ‘중국화 논란’ 꼬집는 아우구스투의 브라질 대표 선발

입력 2017-11-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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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도 좋은 기량을 유지하며 브라질 대표팀에 발탁되고 있는 아우구스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중국에서도 좋은 기량을 유지하며 브라질 대표팀에 발탁되고 있는 아우구스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축구센스·활동량에 피지컬까지 완벽
브라질 대표팀 밸런스에 딱 맞는 선수
한국대표팀도 냉정한 선수 선발 필요


본체청정(本體淸淨)이란 말이 있다. 연꽃은 어떤 곳에 있어도 푸르고 맑은 줄기와 잎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축구에도 이런 선수들이 있다. 어느 리그, 어느 팀에서 뛰든 실력을 유지하는 선수들이다. 그곳이 비록 중국리그라도 말이다.

티테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 대표팀은 최근 11월 친선경기 2연전에 나설 25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망), 가브리엘 제수스(맨체스터 시티) 등 선수 면면이 화려하다. 그런데 명단에서 한 선수가 유독 돋보인다. 유럽 빅 리그가 아닌,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에서 뛰고 있는 헤나투 아우구스투다. 그는 전임 둥가 감독 시절부터 현재 티테 감독 체제에서까지 꾸준히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05년 브라질 플라멩구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아우구스투는 독일 레버쿠젠에서 4시즌 간 활약했다. 이후 브라질 코린치안스로 소속팀을 옮겼다. 그는 일정이 빡빡하기로 유명한 브라질리그를 전 경기 출전하는 등 완벽한 체력을 보여줬다. 2015년엔 팀의 리그 우승을 이끌며 Bola de Ouro(브라질리그 최우수 선수상)를 수상했다. 이런 활약을 지켜보던 베이징은 2016년 겨울 이적시장에서 800만 유로(104억원)의 이적료로 영입했다. 그는 첫 시즌부터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두 번째 시즌인 올해도 컵 대회 포함 27경기서 4득점했다. 베이징은 최근 그와 2021년까지 재계약했다.

일본과의 친선경기 당시 아우구스투(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과의 친선경기 당시 아우구스투(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우구스투는 지난 4일 장춘 야타이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서도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날 그는 코너킥과 각종 프리킥을 전담했을 뿐만 아니라 넓은 시야와 허를 찌르는 패스로 팀의 중심을 잡았다. 그라운드 곳곳에서 공을 잡는 등 활동량도 좋았다. 무엇보다 186cm, 90kg의 신체에서 나오는 몸싸움이 탁월했다. 베이징 현지 팬 류신통은 이날 경기를 보며 “그가 압박을 쉽게 풀고 볼을 잘 간수하기 때문에 상대 수비의 공간이 자주 열린다. 공격수들이 골만 더 넣어준다면 지금의 순위(9위)보다는 높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아우구스투는 브라질 대표팀에 계속 차출되는 이유를 증명했다. 축구센스와 활동량, 그리고 피지컬까지 모두 갖춘 선수는 브라질에 흔치 않다. 그는 대표팀의 밸런스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그와 짝을 이루는 중원자원은 파울리뉴, 디에고, 쿠티뉴 등 주로 공격형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의 희생적인 플레이는 다른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도 한다.

최근 한국 대표팀에서 ‘중국화 논란’이 다시 점화되고 있다. 수비진을 이루는 슈퍼리그 소속 선수들의 기량과 소속 팀 출전시간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를 선발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하지만 단순히 중국리그라는 이유로 선수들을 평가하며 비판 아닌 비난을 해선 안 된다. 대표팀의 특성에 맞는 선수라면 리그를 막론하고 냉정히 선발하는 게 옳다. 더럽고 척박한 땅에서도 꿋꿋하고 아름답게 피어나는 연꽃처럼 선수들도 어디서든 충분히 제 기량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우구스투가 이를 증명해냈다.

지원익 스포츠동아 대학생 명예기자 jirrard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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