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등판 없는 박세웅, 기다림마저도 경험이다

입력 2017-11-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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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 박세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야구대표팀 박세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선동열 감독은 17일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전 선발로 임기영(KIA)을 지명했다. 그동안 연막을 쳤을 뿐, 한국에서의 평가전 때부터 점찍었다.

한국이 APBC 결승으로 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경기로 처음부터 대만전을 설정했다. 그럼에도 첫 경기인 일본한테 호락호락 질 수도 없었다. 전술상의 어려움 속에서 선 감독은 장현식(NC)을 일본전 선발로 선택했다. 장현식과 임기영은 모두 포스트시즌에서 담대한 투구를 보여줬다.

두 투수의 순서를 가른 가장 결정적 요소는 슬라이드 스텝이었다. 일본의 기동력을 차단하기 위해 필수적 덕목이었다. 선 감독은 17일 “임기영의 슬라이드 스텝이 1.9초 안팎인데 장현식은 1.2초 안팎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차이가 장현식의 일본전 등판을 불렀고, 비록 패배(연장 10회 7-8)했지만 유의미한 결과(5이닝 1실점)를 불러왔다.

대만전에 임기영이 단일안으로 떠오른 또 하나의 이유는 박세웅(롯데)의 컨디션이었다. 미즈노 공인구에 적응이 더뎠다. 박세웅의 주무기인 포크볼을 비롯한 변화구의 위력이 반감됐다. 선 감독은 “박세웅이 서운할 수 있겠지만 단기전은 투수의 현재 컨디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선 감독은 투수를 기용할 때, 전체 기록보다 최근 데이터를 중시한다. 박세웅이 훌륭한 시즌을 보냈지만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다소 떨어진 것도 사실이었다.

선 감독은 대만전 직전, 임기영 다음 투수로 박세웅을 준비할 것을 시사했다. 그러나 임기영이 눈부신 투구를 펼치자 7회(투구수 109구)까지 밀어붙였다. 8회 2사까지 박진형(롯데)~마무리 장필준(삼성)이 던졌다. 1-0의 긴박한 승리 과정에서 박세웅의 등판 기회는 없었다.

역설적으로 박세웅은 19일 일본과의 결승전 선발이 유력해졌다. 더 큰 판이 기다리는 셈이다. 시행착오 그리고 기다림마저도, 모든 것이 경험인 APBC 대표팀이다.

도쿄돔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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