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성 깬 여자배구의 V리그 시청률 ‘골든크로스’

입력 2017-11-28 15: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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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18 도드람 V리그’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6개구단 대표 선수 및 외국인 선수들. 스포츠동아DB

V리그 여자배구와 남자배구의 시청률 ‘골든크로스’가 일어났다. 깨지지 않을 줄 알았던 남자배구의 시청률 우세 구도가 무너진 것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도드람 2017~2018 V리그’부터 남녀 분리개최를 실시했다. 여자배구 오후 5시, 남자배구 7시(평일 기준)로 경기 시간을 확정했다. 주말은 남자배구 2시, 여자배구 4시로 편성됐다. 시간대를 고려할 때, 여자배구가 시청률과 관중동원에서 불리할 줄 알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여자배구의 시청률이 예상을 웃돌았다. 특히 11월 넷째 주 주간 시청률은 여자배구가 평균 1.07%로 나타났다. 남자배구는 평균 0.97%였다. 첫 역전이었다.

스포츠케이블에서 1% 이상 시청률은 아주 성공적인 숫자다. 시청률보다 더 걱정됐던 관중동원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여자배구의 평균 관중은 1800~1900명에 달한다. 2500명 선인 남자배구에 비해 크게 밀리지 않는다.

KOVO 관계자는 28일 “김천(도로공사) 화성(IBK기업은행) 장충(GS칼텍스)은 주중, 주말 관중의 편차가 큰 편이다. 주말 4시 경기에 관중이 많이 온다는 뜻이다. 반면 나머지 구단들은 큰 차이가 없다. 주말에도 관중이 늘지 않는 현상은 마케팅이 잘 안 됐다는 의미다. 달리 말하자면 여자배구는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여자배구의 자생력이 예상 이상이라는 정황증거다. 국제경쟁력에서도 여자배구는 남자배구보다 유리한 조건이다.

그러나 시청률 골든 크로스를 전세 역전이라고 단언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있다. 배구계 한 인사는 “여자배구 시청자는 ‘허수가 끼어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남자배구를 보기 위해 미리 채널을 켜놓은 ‘대기시청자’를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KOVO는 남자배구와 여자배구의 동시간대 경기편성에 관해 비관적이다. ‘같이 죽을 수 있다’는 관점이다. “아직은 배구 시청자가 존재할 뿐이다. 여자배구, 남자배구 시청자가 구분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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