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지막 날 최악의 시나리오가 쓰였다. 일본(2-3)과 북한(0-1)을 상대로 2연패를 기록했던 한국은 최약체 중국과 일전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초반 주도권은 한국이 잡았다. 유영아를 원톱으로 내세운 한국은 한채린~이민아~최유리가 2선에서 힘을 보태며 선제골을 노렸다. 그러나 첫 득점은 엉뚱한 곳에서 나왔다. 중국이 한국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볼을 공격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았다. 전반 18분 왕 샨샨이 문전으로 날아온 센터링을 오른쪽 뒷발로 재치 있게 차 넣었다.
이후 분위기는 중국의 흐름이었다. 간결한 패스워크를 통해 차근차근 공격의 폭을 넓혔다. 반면 한국은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 결국 곧이어 추가골이 나왔다. 전반 35분 왕 루이가 찬 공이 한국 수비수 김도연의 몸을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반을 0-2로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카드 2장을 꺼내들고 반격에 나섰다. 정설빈과 강유미를 차례로 투입시켰다. 그러자 왼쪽에서 활로가 트였다. 정설빈과 한채린이 계속해 상태 빈틈을 파고들며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그러나 마무리가 아쉬웠다. 어렵게 만든 찬스가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강유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래도 계속해 골문을 두드리자 만회골이 터졌다. 후반 40분 한채린이 올린 왼쪽 센터링을 강유미가 받아 수비수를 제친 뒤 오른발로 강하게 때려 골망을 갈랐다. 추격을 시작한 한국은 그러나 경기 막판 다시 한 번 어이없는 실수로 추가골을 내줬다. 후반 45분 골키퍼 김정미가 걷어낸 볼을 중원에서 차단한 중국 미드필더 런 구이신이 곧바로 장거리 슛으로 비어있던 골대를 통과시켰다.
야심 차게 출정한 윤덕여호는 동아시아 여자축구의 위상과 성장을 뼈저리게 느끼며 이번 대회를 마감하게 됐다. 다만 좌절하기는 이르다. 내년 4월 요르단에서 열리는 2019아시안컵까지는 아직 시간이 충분하다. 앞으로 보완해야할 부분을 손본다면 이번 대회에서의 좌절을 만회하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
지바|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