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말 많은’ 비디오판독센터, KBO 내로 이전한다

입력 2017-12-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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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올해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비디오판독센터를 운영했지만, 1년 만에 판독센터를 KBO 내부로 옮기기로 하고 현재 이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스포츠동아DB

KBO는 올해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비디오판독센터를 운영했지만, 1년 만에 판독센터를 KBO 내부로 옮기기로 하고 현재 이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스포츠동아DB

비디오판독센터가 KBO 내로 이전한다.

KBO는 올 시즌 서울 상암동에 비디오판독센터를 두고 판독을 진행했지만 1년 만에 KBO 내부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현재 이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새롭게 비디오판독센터가 들어설 장소는 야구회관 4층으로, 종전 KBO 기록위원실이 있던 곳이다. 이를 위해 이미 KBO 기록위원들은 짐을 꾸려 해당 공간을 비웠고, 상암동에 있던 비디오판독 장비들도 KBO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

KBO 비디오판독센터가 들어설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종전 KBO 기록위원실이 이사를 하면서 사무실이 텅 비어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KBO 비디오판독센터가 들어설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종전 KBO 기록위원실이 이사를 하면서 사무실이 텅 비어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 비디오판독센터 KBO 이전 왜?

KBO는 2014시즌 후반기부터 방송사의 중계화면에 의존해 심판합의판정을 시행하다 올해부터 메이저리그처럼 자체적으로 비디오판독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방송사의 TV 중계화면뿐만 아니라 각 구장에 자체 고정 카메라를 설치해 더 신속하고 정확한 판정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공정한 경기 운영을 위해 도입한 비디오판독센터는 자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각 지대에서 접전 상황을 제대로 판정하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 판독까지 시간이 너무 지체돼 현장과 팬들의 답답함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방송사에서 비디오판독 이후 초정밀 리플레이 영상을 내보낼 때 오히려 비디오판독이 오독으로 판명 나는 사례도 있었다.

여기에 입찰을 통해 비디오판독 운영사를 결정하고 해당 방송사가 있는 건물에 비디오판독센터를 마련하면서 문제점도 부각됐다. KBO 사무국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지만, 비디오판독센터가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해 있다 보니 비효율적인 면이 있었고, “KBO가 특정 방송사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KBO 정금조 클린베이스볼센터장은 이에 대해 “올해 처음 비디오판독센터를 운영하는 만큼 갑자기 전원이 꺼지거나 서버가 다운되는 등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 운영사의 도움을 받아야할 수도 있어 방송사와 같은 건물을 쓰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이라면서 “1년간 시행해보니 판독센터가 KBO 내에 있어도 운영에 크게 지장을 받지 않을 것 같다.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도 그렇고, 불필요한 오해를 살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비디오판독센터를 KBO 내로 이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KBO는 조만간 비디오판독센터의 KBO 내 이전을 완료하고, 새해 1월 중순까지 새롭게 공개입찰을 통해 내년 시즌 운영사를 다시 선정할 예정이다. 내년 시범경기 개막(3월 13일)도 예년보다 빨라져 시험운영을 하려면 바쁘게 움직여야하는 상황이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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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디오판독 규정과 방식도 손질

무엇보다 비디오판독에 대한 팬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KBO도 이를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첫째, 시간이다. 올 시즌 총 706회 비디오판독이 이뤄졌는데 평균시간은 1분44초였다. 그러나 가장 긴 판독이 9분(5월 3일 고척 KIA-넥센전 3회초 KIA 김호령의 홈 태그아웃 여부)이나 걸리는 등 몇몇 장면에서 지나치게 판독시간이 지체돼 지루함을 야기하기도 해다. 내년에는 판독이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는 시간제한을 두고, 판정이 명확한 장면은 지체 없이 결과를 통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현장을 찾은 팬들의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전광판을 통해 비디오판독 화면을 표출하거나, 심판이 마이크를 잡고 장내방송을 통해 팬들과 선수단에 상황을 설명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둘째, 횟수다. 올해는 경기당 한 팀에서 최대 2차례 비디오판독을 요구할 수 있었지만, 내년에는 손질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현장의 감독과 심판들의 의견은 대체적으로 2+1(2차례 성공 시 1차례 추가 요구) 방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

셋째, 내용이다. 비디오판독 항목에 제한을 두다보니 비디오판독 대상인지, 아닌지를 숙지하고 구분하는 것부터 복잡했다. 그래서 비디오판독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판독 요청 대상을 전면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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