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무 에이스웨이 재팬 대표가 전하는 ‘풀뿌리 일본축구’

입력 2017-12-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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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가 16일 한일전에서 4-1로 크게 이겼지만 이 결과가 미래까지 담보하진 않는다. 일본은 축구기반시설과 육성프로그램 등에서 우리보다 좀 더 앞서 있다. 사진은 오사카 인근 도시에 위치한 J-그린 사카이로 일본축구가 자랑하는 훈련시설이다. 오사카(일본)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 “체계적 육성 시스템…선수층 두께부터 달라”

“일본 지도자는 밑그림 그리는 설계자 역할
선진 시스템 도입…현재 스페인 축구 접목
최상의 시설 구축…경쟁·발전 밑바탕 조성”


지난 16일 열린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한일전은 두 라이벌 국가의 희비를 극명하게 갈랐다. 한국은 많은 것을 얻었고, 일본은 많은 것을 잃었다.

그러나 이날 결과가 먼 미래의 운명까지 바꿀 수 있을까. 성숙한 승자라면 패자를 통해 배워야할 점만큼은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법이다. 특히 지난 7년간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면 말이다.

그렇다면 일본을 통해 얻어 갈만한 대목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가장 명확한 해답을 내릴 이는 역시 열도를 누비고 있는 현장 축구인이다. 일본 오사카 대규모 축구훈련장인 J-그린 사카이에서 만난 남기무(40) 에이스웨이 재팬(Aceway Japan) 대표이사는 “일본은 ‘세밀함’의 나라답게 축구마저 체계적으로 발전시켜가고 있다. 유소년축구부터 성인축구에 이르기까지 선진 시스템의 장점을 십분 살려 층을 두텁게 만드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스웨이 재팬 남기무 대표가 일본축구 밑바탕과 성장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 | 에이스웨이 재팬


K리그 스카우트를 거쳐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 클럽 팀을 운영하고 있는 남 대표는 어느덧 15년 넘게 일본축구를 바로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 대학과 프로 문턱에서 한 번 좌절한 선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는 동안 많은 시간이 흘렀다. 동시에 일본축구가 지닌 저력을 느낄 수도 있었다. 남 대표는 “일본 지도자는 단순히 훈련을 시키고 경기를 지휘하는 역할만 맡지 않는다. 철저하게 ‘설계자’의 입장에서 분석, 이론, 훈련, 경기의 밑그림을 그린다. 한국생활을 뒤로하고 지난 15년 동안 일본에서 축구이론을 공부하며 느낀 첫 번째 교훈”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일본 지도자들이 선진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장면에서 쉽게 엿볼 수 있다. 최근 일본축구는 유럽축구의 장점을 들여와 유소년선수들에게 색을 입히는 중이다. 남 대표는 “과거에는 브라질, 현재는 스페인처럼 도움이 될만한 시스템을 공부해 훈련과정에 집어넣고 있다. 공수전환 속도를 높이고, 제3자의 포지션 중요성·연속성을 강조하고, 전방 압박을 극대화하는 모습에서 이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스웨이 재팬 남기무 대표. 사진제공 | 에이스웨이 재팬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바로 투자다. 최근 유소년축구에 대한 전방위적 투자가 겹치며 뿌리부터 탄탄해지고 있다. 앞으로도 일본축구를 주시해야하는 이유다.

이러한 성공 요인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J-그린 사카이다. 무려 18개 면의 축구장이 한 자리에 모인 이곳은 일본축구가 자랑하는 훈련시설이다. J리그와 K리그는 물론 세계 유수의 클럽 팀들이 같은 그라운드를 거쳤다. 에이스웨이 재팬 역시 J-그린 사카이와 연간계약을 맺어 전용훈련장으로 사용 중이다.

남 대표는 “이곳은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환경이다. 천연잔디를 포함해 최상의 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실력을 갖춘 프로와 아마추어 선수들이 서로 이곳을 찾으려고 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서로 경쟁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일본축구의 밑바탕이 탄탄해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오사카(일본)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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