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김태리 “‘1987’, 가치에 대해 일깨워주는 영화”

입력 2017-12-23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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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②] 김태리 “‘1987’, 가치에 대해 일깨워주는 영화”

영화 ‘1987’는 민주화 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다. 극중 김태리가 연기하는 ‘연희’는 행동으로 먼저 나서는 것이 아닌, 서서히 몇 가지의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인물. 과연 김태리가 그 시대에 연희와 같았다면 그는 연희처럼 행동하게 됐을까.

“잘 모르겠어요. 연희가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 많은 요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상황에 떨어진다는 걸 상상 못하겠더라고요. 작품을 하면서 앞으로도 그런 질문들을 받게 될 것 같아요. 상상하기 어려울 것 같고요. 평소에 저는 홍보활동을 할 때는 생각이 필요하니까 다시 되짚어보다가, 끝나면 바로 털어버리는 스타일이거든요.”

20대 후반의 김태리, ‘1987’은 자신이 태어나기 몇 해 전의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할 수 없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이번 영화를 통해 자신의 또래들이 느꼈으면 하고 바라는 지점은 어디였을까.

“요즘 시대 사람들, 특히 제 또래 사람들이 많이 무관심하게 사는 것 같아요. 관심을 바깥으로 돌리기에는 닥친 상황들이 어렵다보니까 그럴 수밖에 없고요. 잘 살아야지만 시선이 바깥으로 돌기도 하잖아요. 많이 무관심해진 것 같아요. 무관심이라는 건 이 사회가 제대로 순기능을 하기엔 안 좋은 부분인 것 같거든요. 감독님의 말씀처럼 영화를 보고 나면 30년 전의 이야기지만 2017년과 맞닿아있는 부분이 있어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생각해야하는 가치들이 영화를 보고 나면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억지로 강요하는 그런 류의 영화가 아니에요. 감정에 치우쳐 진다거나, 완전 실화를 다큐처럼 만든 영화도 아닌 영화적 특성을 살린 너무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해요. 실화이기도 하고 어두운 얘기라고 눈 돌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1987’ 언론시사회에서 감독이 열사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릴 때 김태리도 벅차오르는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그 당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감독님이 (열사) 이 분들이 30년 전 사람들이고 이렇게 지금은 영웅이자 열사로 남으셨지만, 사실은 21살, 22살 된 그런 청년들이었다고 말씀하시는데 그 부분에서 와닿는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사람도 그냥 평범한 삶을 살 수 있고 좋은 대학을 나와서 빛나는 미래를 쟁취할 수 있던 청년인데 얼마나 무서웠을까 생각도 들었죠.”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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