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과연 2018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할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북한의 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게 되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4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스포츠 종합대회에 나서게 된다. 2006토리노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공동 입장하고 있는남북선수단.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우리나라는 안방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겨울 지구촌 대축제를 그 어느 때보다 의미 있게 개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준비된 도시’ 평창을 앞세워 동계올림픽 인프라를 구축했고, 관련부처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발 빠른 움직임으로 일찌감치 ‘붐업’ 조성에 나섰다.
올림픽의 가장 숭고한 정신 중 하나인 ‘평화’는 우리나라가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크게 염두하고 있는 부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독려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공공연히 표현해왔다. 북한의 숱한 대남 도발과 묵묵부답 태도 속에서도 ‘평화올림픽’을 만들기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은 단 한순간도 쉼 없이 진행돼 왔다.
메아리 없는 외침으로 계속될 줄 알았던 우리 정부의 메시지는 무술년 첫 아침에 처음으로 답장을 받았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조선중앙TV를 통해 신년사를 전하면서 평창올림픽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이다. 그는 “남조선에서 머지않아 열리는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는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우리는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대표단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이번 신년사로 인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당장 ‘청신호’가 켜진 것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다. 북한이 국제대회인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여러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각 종목의 국제단체, 더 나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도 협의를 거쳐야 한다.
섣부른 판단을 하기는 이르지만 일단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환영의 입장을 보였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이희범 위원장은 1일 “대표단 파견 등에 관한 북측의 입장 표명을 환영한다. 정부 및 IOC와 협의해 만반의 대책을 갖추겠다”며 “평창올림픽은 평화올림픽으로써 이제 역대 최고, 최대의 겨울축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평창올림픽은 이제까지 수많은 난관을 넘으면서 ‘평화올림픽’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해왔다. 금지약물 스캔들로 인한 러시아 선수들의 개인자격 출전, 안보 불안을 이유로 출전 불가를 언급했던 프랑스 등 예상치 못한 문제들 앞에서도 슬기로운 대처를 보이며 대축제 준비를 큰 차질없이 수행 해왔다. 이제 대회 준비가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라는 새로운 변수와 마주했다. 평화올림픽을 위한 ‘마지막 퍼즐조각’은 과연 어떤 형태로 자리를 잡게 될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