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안치홍이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전에서 4번타자로 나서 1회 2타점 적시타를 때리고 있는 모습. 데뷔 후 사실상 처음으로 4번타자 역할을 맡아 빼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안치홍은 “타점에 욕심을 내겠다”며 당찬 목표를 밝혔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팀 사정에 의해 맡게 된 임무지만 수행 능력 자체는 100점에 가깝다. 올 시즌 4번타자로 나서 23일 현재 무려 0.389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에서도 0.350의 고타율을 유지, 사실상 혼자서 KIA 타선을 이끌고 있다.
무거운 책임감에 부담감을 느낄 만도 하지만, 그는 모든 것을 이겨내며 전진 중이다. 어려운 팀 사정 속에서도 집중할 수 있는 이유는 “순간에 대한 집중력”이었다.
● “팀 승리 통해 분위기 끌어올리고 싶어”
-무거운 역할을 맡아 후반기를 시작했다.
“팀이 전반기를 아쉽게 마쳤다. 지금은 그 부분에만 신경을 쓰려 한다.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해야 순위도, 분위기도 올라간다. 지난해 우승도 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큰 것 같다.”
-2009년 우승 뒤에도 다음해가 아쉬웠다. ‘반면교사’가 될 것이라 보나.
“물론 그런 마음도 있다. 그러나 너무 의식해 쫓기듯이 하면 더 큰 문제가 온다. 초조해 하면 경기를 할 때 급한 부분이 나올 수 있다. 경기에 들어가서는 최대한 경기 자체에 집중하는 게 좋다. 순간에 대한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KIA 안치홍.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4번타자? 홈런만이 장타는 아니다”
-개인 성적은 데뷔 이래 최고다. 특별한 비결이 있나.
“나도 이 타율을 치고 있는 게 처음이다. 그래서 비결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웃음). 굳이 생각해보면 ‘놓치지 않기’라고 볼 수 있겠다. 스프링캠프 때 올 시즌을 위해 준비한 것들을 시즌을 치르면서도 놓치지 않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중이다.”
-‘4번타자 안치홍’은 데뷔 후 처음으로 알고 있다.
“선발로 이렇게 꾸준하게 나가는 것은 처음이다. 내가 4번타자로 완전히 적합한 타자는 아니다. 갑자기 4번 자리에 들어갔다고 해서 홈런을 매일 칠 수는 없지 않나. 그래도 팀 사정에 맞춰 뛰려면 내 몫을 해내야 한다. 최대한 타순에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한다. 어느 자리에서든 잘 치겠다는 마음은 똑같다. 올해 득점권에서 좋았기 때문에 그 장점을 계속 살리려 한다.”
-장타력도 급증했다.
“수 년 전부터 장타력에 대한 욕심은 항상 있었다. 다만 홈런만을 생각한 게 아니다. 2루타 이상도 장타지 않나. 강한 타구를 날리면 그만큼 수비수들의 글러브를 빠져나갈 확률이 높다. 질 좋고 강한 타구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맡은 일이 많은데, 아시안게임까지 다녀와야 한다.
“개인적으로 첫 아시안게임이라 기대는 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팀의 성적에 집중해야 할 때다. 현재 성적도 멀리서부터 생각해 만들어진 게 아니다. 순간순간에 집중해 성과를 만들었듯이 아시안게임도 그 상황에 맞춰 집중력을 발휘하려 한다.”
KIA 안치홍(오른쪽). 스포츠동아DB
● “몸 상태 괜찮아. 100타점 목표로 하겠다”
-몸 상태(발바닥 통증)는 좀 어떤가.
“원래 통증이 조금 오래 간다. 올해는 약간 더 심했는데, 지금은 정말 많이 좋아졌다. 타박이 오래 가는 정도라고 보면 이해가 더 쉬울 것 같다. 시즌 중에 안 아픈 선수는 없다. (몸 상태는) 전체적으로 괜찮다.”
-프리에이전트(FA) 역시 지금 생각하기는 이르다고 볼 수 있나(그는 2019시즌이 끝나면 FA자격을 얻는다).
“사람인데 전혀 신경을 안 쓸 수는 없지 않겠나. 다만 올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성격상 ‘내년에 꼭 잘 해야 하는데…’ 이런 식의 생각을 하지도 못한다. 내년은 또 내년의 것을 준비하면 된다(웃음). 결국 내 하기에 달렸다.”
-남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우선 맡은 역할에 충실하려 한다. 목표라고 하기는 거창한데 일단 타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싶다. 타점을 많이 올린다는 것은 그 만큼 팀 승리에 공헌할 수 있다는 것 아니겠나. 100타점은 매 시즌 목표로 삼았던 숫자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득점권 찬스가 올 때마다 집중하고, 공 하나하나에 혼신의 힘을 다 하겠다.”
광주|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