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열사병 예방을 위해 충분한 휴식과 물 섭취를, 숙면을 위해 가벼운 운동과 미지근한 물 샤워를 권장한다. 동아일보DB
냉방병·열사병 예방, 수분·휴식 최고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는 탈수 주의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열대야로 잠을 못자고 생체리듬이 깨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어르신이나 만성질환자들은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폭염이 계속될 때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이 최선이다. 더위 관련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건강관리 방법을 알아본다.
● 당뇨병·고혈압이 있다면
요즘 같은 무더위에 당뇨병이 있다면 청량음료보다 시원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당분이 많은 음료를 과다 섭취하면 혈당이 상승하고 소변량이 많아진다.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탈수 가능성도 높다. 평소에 비해 심하게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충분히 물을 섭취하고 쉬어야 한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조영민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체온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는 현상으로 열사병 발생률이 높아지므로 급격한 온도변화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혈압 환자도 탈수상황에 놓이면 혈압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어 위험하다. 우리 몸은 탈수가 발생하면 혈관 수축과 소변 배출 억제를 통해 혈압을 유지하려고 하는데, 고혈압 약을 복용하면 이런 정상적인 보상기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혈압이 낮거나 어지럼증이 지속될 경우 병원에 방문할 필요가 있다.
또한 루푸스, 피부근염과 다수의 광과민성 피부 질환들은 자외선에 노출되면 악화될 수 있고, 아토피 피부염은 땀이나 기온 증가에 의해서도 나빠질 수 있다.
● 냉방병·열사병 예방하려면
폭염으로 인해 찾아온 달갑지 않은 불청객 중에는 냉방병도 있다. 실내외 기온차가 가장 큰 원인으로 두통,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의 증상과 소화불량, 설사와 같은 위장 장애를 동반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를 적정 온도인 26∼28도로 유지하고, 2시간 마다 5분 이상 환기한다.
역시 최근 부쩍 늘어난 열사병은 무력감, 어지럼증을 비롯해 고열, 구역, 구토, 두통, 평형 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의식 장애까지 발생할 수 있다. 낮에 외부 활동을 피하고, 부득이한 경우 정기적으로 그늘진 곳에서 휴식과 수분 보충을 해야 한다. 옥외 노동자는 아이스조끼나 아이스팩을 이용하는 것도 열사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세란병원 내과 박상미 부장은 “냉방병, 열사병 등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때는 곧바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 하에 치료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 열대야에 꿀잠 자려면
해가 지고 난 초저녁 시간에 20∼30분 정도 자전거 타기, 산책, 줄넘기 등 가벼운 운동을 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잠자기 1∼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면 체온이 내려갈 뿐만 아니라 사람을 각성시키는 교감신경이 진정돼 기분 좋게 잠들 수 있다. 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좋다. 잠자기 전 커피, 홍차, 콜라, 담배는 각성효과가 있어서 수면을 방해한다. 따뜻한 우유나 차를 마시면 중추 신경계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피로를 풀어주고 불안감을 해소해 숙면에 좋다.
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는 “열대야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과 고른 영양 섭취 등 규칙적인 생활로 무더운 여름에도 생체리듬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