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대표팀에게 AG는 명예회복의 장이다

입력 2018-08-16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 남자배구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최근 두 차례 내리 동메달에 머문 아쉬움을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사진은 중책을 맡은 김호철 감독(앞 오른쪽)이 진천선수촌에서 선수단을 이끄는 모습. 스포츠동아DB

한국 남자배구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최근 두 차례 내리 동메달에 머문 아쉬움을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사진은 중책을 맡은 김호철 감독(앞 오른쪽)이 진천선수촌에서 선수단을 이끄는 모습. 스포츠동아DB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에 나서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기회의 장으로 여기고 있다. 남자배구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선 반드시 성적을 내야만 한다. 2006년 도하 대회 금메달 이후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대회에서 잇달아 동메달에 머문 아쉬움도 털어내야 한다.

한국 남자배구는 V리그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그러나 국제대회에선 늘 부진한 성적으로 실망을 안겼다. 외국인선수에게 극도로 의존하는 ‘몰빵 배구’가 리그 우승의 필수요소가 되다 보니 국내 공격수들의 경쟁력은 크게 약화했다. 전광인(현대캐피탈)과 정지석(대한항공) 등 리시브와 공격 모두 수준급인 레프트가 등장한 덕분에 사정이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한국배구연맹(KOVO) 컵대회를 제외한 리그 경기에선 외국인선수의 활약 여부에 따라 결과가 좌우된다. 하종화, 임도헌, 김세진, 신진식 등 국내선수들이 주인공이던 시절 꾸준히 국제대회에 나갔던 것과 뚜렷하게 대조된다. 전광인이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는데, 그 이후가 아쉽다. 언제 국제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무대에 나가서 배구를 해보겠나 싶더라”고 아쉬워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한국은 지난 6월 끝난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15경기에서 단 1승(14패)에 그치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 1승도 아시아 국가인 중국을 상대로 거둔 것이었다. 폴란드와 프랑스, 미국, 브라질 등 강팀을 상대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이번 AG 금메달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이란(1-3), 일본(2-3)을 상대로도 패했다. 최강 전력으로 AG에 나서는 이란과 일본은 한국의 국제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맞상대다. 오히려 메달 색깔에 관계없이 이란, 일본과 정면승부를 펼치는 것 자체만으로 도움이 된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전광인은 “이란은 정말 강한 팀이지만, 지금 정점에 올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정말 잘한다면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대표팀 멤버 14명 가운데 10명은 현재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있거나(최민호), 해결해야 하는 자원이다. 문성민(현대캐피탈)과 한선수(대한항공) 등 이미 병역 문제를 해결한 베테랑 선수들도 우승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대표팀 주장 한선수는 “이번에는 후배들보다 더 열심히 뛰어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 4년전 인천 대회에 군인 신분으로 출전해 부담이 컸던 만큼 이번에는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밝혔다. 병역 미필자원 10명은 향후 10년간 대표팀을 이끌어갈 수 있는 재목이라는 점도 기대를 키운다.

김호철 대표팀 감독은 “2006년 도하 대회 우승 이후 한국남자배구가 침체기에 빠졌다”고 인정하면서도 “큰 대회가 있을 때만이 아닌, 평소에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광인도 “AG에서 좋은 결과를 내야 팬들이 느낀 실망감을 조금이라도 풀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