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SK에 3-8로 패한 kt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115일 만에 바뀐 최하위 주인
KT는 12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3-8로 패하며 3연패 수렁에 빠졌다. 반면 NC 다이노스는 같은 날 KIA 타이거즈와의 마산 홈경기에서 권희동의 끝내기 안타로 5-4 승리, 5연승을 내달렸다. 경기 전까지 9위 KT는 최하위 NC에 승률 6리 앞선 9위였다. 하지만 이날 결과로 NC가 승률 3리 앞선 9위로 올라섰다. 5월 20일부터 NC의 몫이었던 최하위 주인이 115일 만에 바뀐 것이다.
꼴찌로만 늦게 떨어졌다 뿐이지 KT는 올 시즌 내내 하위권이었다. KT는 6월 6일 이후 줄곧 9위에 머물렀다. 당시만 해도 NC가 시즌 초 내홍을 겪은 데다 KT가 벌어둔 승수가 많아 최하위까진 처지지 않을 듯했다. 하지만 KT의 내리막과 NC의 오르막이 겹쳤다.
KT로서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그러나 냉혹한 현실이다. KT 선수단이 4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쓰고 싶을 리는 만무하다. 김진욱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단은 “지난 3년간 느낀 굴욕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입을 모은다. 김 감독은 “선수단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탈꼴찌라는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선수들 모두 그 무게감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12일 경기에서 KT 선수단은 3개의 실책으로 자멸했다. 다짐은 허공에만 맴돌았다.
1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1사에서 kt 강백호가 2루타를 날리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뚜렷한 밑그림이 없는 것이 더 문제
창단 6년, 1군 진입 4년차에 접어들었지만 KT만의 청사진을 확실하게 설명할 단어가 있을까.
KT가 보여준 밑그림은 전무한 수준이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성적은 물론 육성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KT의 주축은 여전히 1군 진입 초기인 고영표, 주권, 엄상백 등 창단 초기 신인 멤버들과 외부 영입 자원이다. 그나마도 성장세는 더디다. 자신 있게 내세울 새 얼굴은 올 신인 강백호뿐이다. 타 구단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리빌딩’은커녕 아직 빌딩조차 되지 않았다.
책임은 늘 현장의 몫이었다. KT는 2016시즌 종료 후 조범현 초대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았다.
올해도 시즌 중반 성적이 나지 않자 정명원 투수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 교체라는 메스를 댔다. 반면 밑그림을 그리는 이들은 여전히 명확한 청사진 없이 팀을 꾸리고 있다. 당장 지난 프리시즌에도 프리에이전트(FA) 황재균에게 88억원을 안겨줬을 뿐,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그러면서 탈꼴찌에 5할 승률을 기치로 내걸었다. 올해는 물론 2019시즌에도 하위권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데도 말이다. KT의 꼴찌 추락은 당장 올 시즌만의 문제가 아닐 듯하다.
인천|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