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 FC서울, 맨유가 주는 교훈 “팀 분위기가 곧 경쟁력”

입력 2018-09-30 17: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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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이을용 감독대행.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는 팀 스포츠다. 혼자 잘났다고 해서 이기는 경기가 아니다. 조직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그라운드 위의 11명은 물론이고 벤치 멤버와 코칭스태프 등 모든 팀원이 하나의 전술을 통해 교감해야한다. 그게 바로 ‘원 팀’이다.

K리그의 FC서울과 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안 좋은 쪽으로 꼭 닮은 듯하다. 현재 두 구단은 시끄럽다. 팀 분위기가 엉망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성적이 좋을 리 없다. 명문구단의 자부심에 흠집이 났다. 이런 꼴을 보고 있는 팬들은 화가 난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그래서 더 걱정이다.

서울의 상황은 암울하다. 30일 홈에서 열린 K리그1 31라운드 상주전에서 2-2로 비겼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무조건 잡아야할 경기였다. 하지만 두 차례 모두 앞서가는 골을 넣고도 그걸 지키지 못했다. 전술의 효율성은 떨어졌고, 선수들의 간절함은 부족했다. 이로써 서울은 8경기 연속 무승(3무5패)을 기록했다. 순위는 9위(승점 35)다. 이제 하위 스플릿을 걱정해야할 딱한 처지다. 승강제 도입 이후 단 한번도 하위권으로 간 적 없는 서울로선 최악의 상황도 각오해야한다. 이날 “정신 차려, 서울”을 외친 홈팬들의 목소리에는 가시가 잔뜩 돋아 있었다.

사실 서울은 올 시즌 초반부터 불안했다. 리빌딩을 제대로 가져가지 못하면서 부진을 거듭했다. 그 탓에 황선홍 감독이 지휘봉을 놓았다. 감독 교체 카드는 소용이 없었다. 최근 이재하 단장이 사임했다. 계속된 충격요법도 부진을 막지 못했다.

가장 큰 불안요소는 뒤숭숭한 팀 분위기다. 특히 고참 선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탓에 가라앉은 팀 분위기가 좀체 올라오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박주영은 부상 때문에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보도에 대해 SNS를 통해 “올 시즌 단 하루도 부상이나 컨디션 문제로 훈련을 쉰 적이 없다”며 반박했다. 이는 보기에 따라 코칭스태프를 향한 불만으로도 해석될 수도 있다. 박주영은 황선홍 감독 때도 SNS 파동을 일으켰다. 이을용 감독 대행이 침체된 분위기 수습을 위해 안간힘을 써보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제 무리뉴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맨유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맨유는 29일(한국시간) 열린 EPL 7라운드 웨스트햄 원정에서 졸전 끝에 1-3으로 졌다. 내용과 결과 모두 완패였다. 선수단 전체가 무기력했다. “기본을 잃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맨유는 10위로 추락했다.

가장 큰 불안요소는 주제 무리뉴 감독과 폴 포그바의 불화다. 무리뉴는 최근 포그바의 부주장직을 박탈했다. 포그바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팀을 떠나겠다는 발언과 함께 맨유가 더비카운티에 승부차기로 지던 날(카라바오컵 32강전) SNS에 웃는 영상을 올렸다. 감정싸움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그냥 둘만의 싸움을 끝나면 좋으련만, 이런 불화는 결국 팀의 경기력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선수의 이적설은 물론이고 감독의 경질설도 흘러나온다.

팀 분위기가 뒤숭숭한 두 팀의 부진한 성적은 많은 걸 시사하고 있다. ‘팀 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알렉스 퍼거슨(전 맨유 감독)의 말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 요즘이다.

상암|최현길 전문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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