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양의지-최정, FA 상한선 적용 안 받는다!

입력 2018-10-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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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프리에이전트(FA) 몸값 상한선·등급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KBO의 제도 개선안을 거절했다. FA 계약 총액을 4년 최대 80억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올겨울부터 시행된다면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던 양의지(두산 베어스·왼쪽)와 최정(SK 와이번스)은 한숨을 돌렸다. 스포츠동아DB

KBO(한국야구위원회)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에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취득 기한 단축과 등급제를 제안하면서 “FA 계약 총액을 4년 최대 80억원으로 제한한다”는 협상안을 보냈다. 경제 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출이 늘어나고 있는 터라 비용 감축이 필요하다는 10개 구단의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스타급 선수들과 계약할 때 많은 돈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문제점이 있다”는 게 구단과 KBO의 입장이다. 몸값의 거품을 빼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선수협은 KBO의 이 제안을 거부했다. 1일 서울시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 비파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기본적으로 FA 최고액 상한선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내용을 전해들은 KBO 핵심 관계자도 “선수협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2018시즌 직후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현행 제도를 적용받는다.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는 양의지(31·두산 베어스)와 최정(31·SK 와이번스) 등이 ‘총액 80억원 상한제’에 얽매이지 않고 거액 계약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선수협이 KBO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이들은 새로운 FA 제도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공수를 겸비한 현역 최고의 포수로 손꼽히는 양의지의 몸값 총액은 4년 1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올 시즌에도 1일까지 127경기에서 타율 0.354(418타수148안타), 22홈런, 74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2014시즌부터 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격은 리그 정상급이다. 게다가 넓은 시야를 앞세운 투수리드와 수비력은 현역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현행 FA 제도를 적용받는다면, 가치를 인정받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2년 연속(2016~2017시즌) 홈런왕에 올 시즌에도 33개의 아치를 그린 최정도 두 번째 FA에서 거액 계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첫 FA 자격을 얻은 2014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86억원을 받았던 그는 올 시즌 108게임에서 타율 0.238(383타수91안타)에 그치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장타력 하나만큼은 녹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여전히 거액 계약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이들 두 명뿐만 아니라 장원준(두산 베어스)도 올 시즌 부진을 겪지 않았다면, 총액 80억원이 넘는 계약을 기대할 만했다.

KBO가 FA 최고액 상한선을 손질하지 않고 밀어붙인다면, 향후 자격을 얻는 선수 가운데 누군가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단 KBO와 선수협 간의 협상은 사실상 결렬됐고, 올 시즌 FA 최대어로 꼽히는 양의지와 최정은 그 덕분에 큰 걱정을 덜었다. 김 총장은 “우리도 협의 과정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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