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연속 벤치클리어링·손가락 욕, PO의 도 넘은 신경전

입력 2018-10-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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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벤치클리어링은 야구의 일부분이지만 여기에도 지켜야할 ‘선’은 있다.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 선수단이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 도중 충동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인천|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경기 도중 나오는 선수들의 뜨거운 신경전은 때때로 관중들과 팬들을 경기 외적으로 즐겁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일정 ‘선을 넘는’ 행위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플레이오프(PO) 2차전. 두 팀의 포스트시즌(PS) 대결은 치열한 ‘경인선’ 시리즈에 걸맞게 하루 전 열린 27일 1차전부터 강렬한 불꽃이 튀었다. 양 팀 합쳐 7방의 홈런포가 나온 가운데 홈팀 SK가 9회 박정권의 끝내기 홈런으로 극적인 10-8 승리를 거둬 1승을 선취했다.

그런데 이번 시리즈를 뜨겁게 만든 요소는 단순히 장타력 대결만이 아니었다. 경기 도중 나온 두 팀의 신경전이 치열한 전쟁을 더 뜨겁게 만들고 있다. 27일 1차전에서 두 팀은 한차례 벤치를 깨끗이 비웠다. 3회 넥센 선발투수 제이크 브리검의 4구째 높은 공이 타자 SK 최정의 머리 쪽으로 향했다. 최정은 이에 크게 흥분해 배트를 그라운드 쪽으로 집어 던졌고, 이는 곧 양 팀의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큰 충돌 없이 1차전 벤치클리어링은 마무리됐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서도 두 팀의 날선 신경전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2차전에서는 2루 쪽에서 일이 터졌다. 이번에도 3회였다. 1사 1·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가 유격수 땅볼 쪽으로 흐르는 병살타성 타구를 쳤다. 1루주자 제리 샌즈는 이 상황에서 2루로 진루하며 강한 태클로 2루수 강승호의 1루 송구를 방해했다. 다행히 강승호는 큰 부상 없이 1루로 정상적인 송구를 해 병살타를 완성시켰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강승호 옆에 있던 유격수 김성현이 크게 흥분했다. 샌즈와 치열한 설전을 나눴고, 이로 인해 두 팀의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두 경기 연속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왔다. 이 과정에서 두 팀의 충돌과 함께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비신사적 행위다. 김성현이 거친 태클을 한 샌즈에게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을 뻗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단기전인 PS에는 많은 관중들이 자리한다. 이 중에는 부모의 손을 잡고 입장한 어린 팬들이 상당수다. 선수들의 그라운드 위 행위는 어린 팬들에게 그대로 노출된다. 문제가 될만한 행위는 하지 않는 게 프로선수로서의 기본 자질이다.

샌즈의 태클은 분명 거칠었다. 2루수 강승호가 다칠 수도 있는 문제가 있는 행위였다. 그러나 김성현의 대응 역시 올바르지는 못했다. 벤치클리어링은 야구의 일부분이지만, 여기에도 ‘선’은 존재한다.

인천|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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