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즈원 “유효기간 2년6개월…우리들의 끼 다 보여줄게요”

입력 2018-10-3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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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꽃길을 걷고 싶어요!” 12인조 한일합작 걸그룹 아이즈원은 ‘선배’ 아이오아이와 워너원을 잇는 “멋진 그룹이 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아이오아이·워너원 잇는 또 하나의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

‘프로듀스 48’ 배출 한일 합작 그룹
“1년간 동고동락…끈끈한 정 생겨
앞으로 2년6개월 활동 행복할 뿐
워너원 선배처럼 멋진 그룹 꿈꿔”


갑작스럽게 찾아온 추위에도 불구하고 29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주변에는 3000여명의 팬들이 모여들었다. 남녀 성비가 어느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진 것도 아닌 이들 무리는 저마다 손에 카메라, 플래카드, 선물 등을 들고 있었다. 이 행렬은 최근 종영한 엠넷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 48’을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IZ*ONE)의 정식 데뷔를 축하하기 위한 발걸음이다. 이날 오후 첫 번째 미니앨범 ‘컬러라이즈’(COLOR*IZ)를 발표하고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딘 이들은 더 이상 연습생 신분이 아닌 그야말로 “프로”로 팬들과 처음 만났다.

아이즈원은 앞서 ‘프로듀스 101’ 시리즈에서 배출한 아이오아이, 워너원을 잇는 또 하나의 프로젝트 그룹으로, 이번엔 일본 걸그룹 AKB48의 멤버 3명까지 포함해 총 12명(장원영·미야와키 사쿠라·조유리·최예나·안유진·야부키 나코·권은비·강혜원·혼다 히토미·김채원·김민주·이채연)으로 이루어졌다. 앞선 선배들의 활동 기한이었던 1년(아이오아이), 1년6개월(워너원)보다 더 긴, 2년6개월 동안 활동을 펼친다.

이들은 “아이오아이와 워너원 같은 선배님이 있어서 우리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멋진 선배님들의 뒤를 이어 멋진 그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이즈원은 12가지 빛깔을 가진 각각의 별들이 하나가 되는 것처럼, 모두가 하나가 되는 순간을 뜻한다. 글로벌 팬들을 대상으로 팀 이름을 공모해 채택한 이름이다.

걸그룹 아이즈원. 사진제공|오프더레코드엔터테인먼트


데뷔앨범 이름도 이들과 어울리게 ‘색을 입히다’(Colorize)라는 뜻의 영어단어 발음과 같은 ‘컬러라이즈’(COLOR*IZ)로 정했다. 데뷔전부터 국내외에서 화제를 일으켰던 만큼 파릇파릇한 연둣빛이 아닌 강렬한 레드를 팀 컬러로 내세웠다. 붉은색과 장미를 콘셉트로 내세워 멤버들의 열정을 상징한 것이다.

프랑스어로 ‘장밋빛 인생’을 뜻하는 타이틀곡 ‘라비앙 로즈’도 그런 맥락이다. 팀 컬러가 떠오르면서 아이즈원의 열정으로 모두의 인생을 장밋빛으로 물들이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강렬한 빨간색 무대 의상을 입고 등장한 이들은 ‘라비앙로즈’ 무대를 시작으로 공식 데뷔를 알렸다. 무대를 마치고 난 이들은 “데뷔전에는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왔다. 지금은 오랜 시간동안 꿔왔던 꿈이 이루어진 것 같아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설렘과 기대, 희망, 책임감, 부담 등 여러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한데 밀려온듯 가쁘게 숨을 내쉬었다.

12명 가운데 1위에 오르며 ‘센터’ 자리를 차지한 장원영은 “너무 떨린다. 아직까지 실감이 나질 않는다. 어젯밤 잠이 오지 않아 어떻게 해야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좋은 모습으로 발전해나가는지 보여드리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센터로서의 책임감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팀워크뿐만 아니라 한국어로 소통하기 어려운 일본인 멤버 3명과의 원활한 소통도 그의 몫이다.

그는 “센터로서 책임감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다진 끈끈한 정이 있어 친해지는 데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 자리에 누가 되지 않도록 무게를 잘 아는 장원영이 되겠다”고 말했다.

다른 멤버 권은비는 “‘프로듀스 48’을 통해 경연을 많이 하다보니 (의사결정이 필요할 경우)다수결 원칙으로 정하게 됐다. 한 명씩 의견을 받아 가장 많은 의견을 따른다”고 말했다.

걸그룹 아이즈원.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지난해 10월 첫 방송을 하기 전부터 숙소 생활을 시작한 이들은 1년 남짓 동고동락하며 이제는 제법 친해진듯 보였다. 멤버 중 이채연은 유창한 일본어 실력으로 일본인 멤버들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야부키 나코는 “처음에는 양국 시스템과 언어 등이 낯설어서 조금 헤맸는데, 지금은 주변에서 많이 도와줘서 많이 배웠다. 한국에 잘 적응하고 있고 한국어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어 멤버 3명은 AKB48 활동까지 전면 중단하고 2년6개월 동안 아이즈원 활동에 집중한다. 미야와키 사쿠라와 혼다 히토미는 일본 활동 중단에 따른 일본 팬들의 아쉬움이 큰 것에 대해 “일본 팬들이 조금 섭섭할 수도 있다. 2년6개월이란 시간 동안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도전하고 싶으니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사실 아이즈원은 일본인 멤버들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최근 ‘일본 우익 그룹 아이즈원의 공영방송 출연을 금지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30일 오후 현재 1만9274명이 동의했다. AKB48을 기획한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가 우익 인사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반대로 “한일 합작 그룹인 아이즈원을 정치 이념에 이용하지 말라”는 청원도 잇따르고 있어 이들에 쏠린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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