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반납 고민’ 기성용, 호주 원정 불참…벤투는 계속 붙잡고 싶다!

입력 2018-11-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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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의 ‘정신적 지주’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이 예상 밖으로 11월 A매치 명단에서 제외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5일 기성용을 뺀 26명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개인적인 상황을 고려해 서로 의견을 조율한 결과다. 그러나 국가대표 은퇴라는 중대 사안이 걸려있는 만큼 축구계는 벤투 감독과 기성용의 동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한국축구의 ‘마스터 키(Key)‘ 기성용(29·뉴캐슬 유나이티드)이 호주(17일)~우즈베키스탄(20일·이상 호주 브리즈번)으로 이어질 11월 A매치 시리즈에 불참한다.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은 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1월 소집멤버 26명을 공개했다. 기성용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의아스럽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기성용은 후방부터 시작되는 적극적인 빌드-업으로 대표되는 벤투 감독의 축구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다. 앞선 9~10월 A매치 시리즈에도 전부 출격해 실력을 뽐냈다. 출전시간을 달리하며 안배를 받았음에도 존재감은 확실했다. 넓은 시야와 타고난 감각을 통한 정확한 볼 배급과 유기적인 경기 운영으로 신임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았다.

일단 대표팀 제외의 표면적 사유는 ‘배려’다. 벤투 감독은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배려 차원에서 뽑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럽~호주를 오갈 장거리 이동, 견고하지 않은 팀 내 입지 등을 이야기했을 공산이 크다. 물론 특별할 것은 없다. 선수가 감독과 미팅을 하면서 상황을 고민하는 일은 유럽축구에서 흔하다. 대표팀도 예외가 아니다.

기성용.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런데 기성용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그의 행보는 축구계 초미의 관심사다. 직접 ‘은퇴’를 언급한 적은 없으나 오래 전부터 태극마크 반납 시기를 고민해왔다. 지난해 스포츠동아와 영국 현지에서 인터뷰를 가졌을 때 “2018러시아월드컵이 내 인생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 같다”는 코멘트를 남겼고, 올해 러시아 여정을 마친 뒤 “소속 팀에 전념할지, 대표팀에 남을지 어느 정도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고 속내를 전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2010남아공월드컵을 마치고 이듬해 카타르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 떠난 대한축구협회 박지성(37) 유스전략본부장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이 고별 무대가 될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벤투 감독이 기성용과 이별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 8월 취임 인터뷰에서 “2022카타르월드컵을 대비해야 한다. 기성용은 팀을 도울 수 있는 선수”라며 필요성을 역설했다. ‘기성용 명단 제외’에 대한 배경을 전하면서도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아시안컵 이후 행보에 공감대를 형성한 부분은 없다. 모두가 마찬가지다. 단, 월드컵 예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선수들은 계속 함께 할 것이다. 기성용도 중요한 그룹의 일원이다.”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기성용과 향후 4년을 바라보고 대표팀 개편을 진행해야 할 벤투 감독의 동행은 어떻게 될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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