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아직 10년 더 남았다” 박경완 코치가 말하는 김광현

입력 2018-11-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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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전, 에이스가 책임진다!’ SK 와이번스 김광현이 8일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한다. 11년 전 혜성같이 등장했던 순간 역시 KS 4차전이었다. 스포츠동아DB

‘4차전, 에이스가 책임진다!’ SK 와이번스 김광현이 8일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한다. 11년 전 혜성같이 등장했던 순간 역시 KS 4차전이었다. 스포츠동아DB

2007년 10월 26일. 한국 프로야구에 김광현(30·SK 와이번스)이라는 이름 세 글자가 강렬하게 새겨졌다. 두산 베어스와 SK의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고졸 신인투수는 하늘같은 선배들 앞에서 대형사고를 쳤다.

SK 박경완(46) 배터리 코치는 당시를 누구보다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11년 전 그의 볼을 받았던 포수가 바로 박 코치였다. 한 때는 선수와 선수로, 지금은 선수와 코치로 함께 하고 있는 두 사람의 인연은 누구보다도 깊고 진하다.

박 코치는 “(광현이에게) 지금 같은 여유는 솔직히 없었다”는 말로 당시 몇몇 장면들을 떠올렸다. 김광현의 투구에 대해서는 “직구와 슬라이더만을 던질 수 있는 어린 투수였다. 구속은 굉장히 빨랐고, 구위 역시 묵직했다. 신인답지 않은 대단한 활약을 했다”고 돌아봤다.

당시 4차전은 선발 맞대결에서 무게감이 두산 쪽으로 크게 기울어 있었다. SK가 신인 김광현을 내세운 반면, 두산은 정규시즌 22승을 거둔 외인투수 다니엘 리오스를 예고했다. 흔히 말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박 코치의 “여유가 없었다”는 말은 비단 김광현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었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 좋게 뒤집어졌다. 김광현은 최고의 역투를 펼쳤다. 두산 강타선을 상대로 7.1이닝 동안 삼진을 9개나 잡으며 무실점을 기록하는 대활약으로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4차전 승리로 분위기를 탄 SK는 이후 5~6차전을 내리 승리, 대망의 KS 우승컵을 품으며 왕조시대를 열었다.

SK 박경완 코치. 스포츠동아DB

SK 박경완 코치. 스포츠동아DB


세월은 한없이 흘러 당시 마스크를 썼던 선수는 코치가 됐고, 고졸신인 투수는 어엿한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마주하게 된 2018년 11월 8일. 마치 운명의 장난인 듯 ‘에이스’ 김광현은 다시 KS 4차전에 선발투수로 나선다.

박 코치는 11년이 흐른 뒤인 2018년의 김광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굳건한 ‘믿음’이다. 박 코치는 “지금의 김광현은 직구, 슬라이더 외에도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이 있다. 여러 패턴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투수다”고 말했다. 구속에 대해서는 “떨어졌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오히려 더 나오면 더나오지 결코 그 시절에 밀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얘기는 마지막이었다. 박 코치는 김광현의 10년 전을 재조명하기보다 이후 10년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수 중에서는 고참 축에 들어가지만 야구선수로 크게 보면 아직도 젊은 투수다. 지금은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이 또한 본인이 이겨내고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 아직도 10년은 더 던질 수 있는 투수다. 나는 앞으로의 김광현이 더 기대된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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