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임대 신분의 수비수 홍정호(왼쪽)의 완전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공격수 이동국에게도 1년 계약 연장을 제시했다.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들을 최대한 잔류시킨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스포츠동아DB
압도적인 퍼포먼스였다. 라이벌은 보이지 않았다. 일찌감치 정규리그 정상을 확정짓고 맞이한 스플릿 라운드에서도 무패다. 그러나 새 시즌, 변화는 불가피하다. 2005년 여름부터 전북을 이끌며 명문 클럽의 반열에 올린 최강희(59) 감독이 내년부터는 톈진 취안젠(중국)에서 제2의 지도자 인생을 열기 때문이다.
세상사 모든 만남에는 이별이 따르는 법, 그럼에도 축구계의 시선은 분분하다. 사무국과 현장이 최고의 궁합을 이뤘던 만큼 아무래도 후유증이 상당할 것이라는 뒤숭숭한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모기업(현대자동차)의 살림살이가 빠듯하다는 사실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전북은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다. 언제나 그랬듯이 합리적인 수준의 자금을 지원한다는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 올 시즌 공격과 수비의 핵심으로 활약한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들을 최대한 잔류시키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전북은 올 초 임대 신분으로 장쑤 쑤닝(중국)에서 데려온 중앙수비수 홍정호(29)의 완전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임대기간(1년)이 만료 후 복귀시켜야 하나 전북은 K리그 25경기(1골)에서 맹위를 떨친 홍정호와 헤어질 준비가 돼 있지 않다. 복수의 중국축구 소식통은 7일 “홍정호가 돌아가도 장쑤에는 자리가 없을 공산이 크다. 선수도 전북에 만족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아우크스부르크)에 진출하며 ‘한국축구 최고의 센터 백’으로 명성을 떨친 홍정호는 장쑤 2년차인 지난해 하반기 등록 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시련을 맞이했다. 사실상 투명인간처럼 반년을 보낸 그에게 선택의 폭은 좁았다. 다행히 전북에서 홍정호는 단절된 명성과 커리어를 다시 이어가게 됐다. 전북 백승권 단장은 “정황상 임대 형태는 어려울 것 같다. 물론 (장쑤가) 무상으로 풀어줄 가능성은 적다. 투자가 필요하다”고 의지를 전했다.
전북은 동시에 스트라이커 이동국(39)에게도 1년 계약연장을 제시했다. K리그 32경기에서 13골·4도움을 올렸고, 개인통산 500경기 출전의 금자탑을 세운 이동국과 협상테이블이 이미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 선수 가치를 활약 대신, 나이로 책정하는 척박한 풍토에서 전북은 최대한 예우한다는 입장이다. 연봉 삭감 가능성도 적다. 큰 변수가 없는 한 이동국은 내년에도 전북 유니폼을 입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