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ing Biz & Star①] 이동현 교수 “무수혈·무항생제…인공방광수술 분야 세계 최고 자부”

입력 2018-11-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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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장 이동현 교수.

■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장 이동현 교수

1년 100케이스 이상 수술 국내 유일
수술시간 단축해 80대 환자도 거뜬
일상생활 지장 없고 삶의 질 높아져
방광암의 가장 큰 위험인자는 흡연


방광암은 우리나라 남성에 발생하는 암 중에 위암, 폐암, 대장암, 간암, 전립선암, 갑상선암, 췌장암에 이어 8번째로 흔한 암이다. 2017년 중앙암등록본부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의하면, 2015년 우리나라 남성 방광암 환자는 3245명에 달했다. 여성보다 3∼4배 많고 매년 증가 추세다.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장 이동현 교수(비뇨의학과)는 인공방광수술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다. 연 100건 이상의 인공방광수술을 집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술시간을 기존 8시간에서 3∼4시간으로 줄였고 신경·혈관 손상을 최소화하는 무(無)수혈 수술을 실현하고 있다.


● 방광암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다

-인공방광수술이란.


“환자의 소장을 이용해 새 방광을 만들어 정상적으로 소변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수술이다. 요루형성술(아랫배에 구멍을 뚫고 소변주머니를 차게 하는 수술)을 받은 방광암 환자들과 달리 일상생활에 불편이 없고, 가벼운 등산이나 정상적인 성생활도 가능하다. 미관상으로나 기능면에서 방광을 적출하는 방광암 환자에게 꼭 필요한 수술이다.”


-수술은 어떻게 이뤄지나.


“방광을 떼고 소장 일부를 절제해 펼쳐 인공방광으로 성형하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 큰 수술이다. 감염을 우려해 다수다량의 항생제를 복합적으로 장기간 투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많은 양의 항생제 사용은 내성균이 발생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우리는 새로 고안한 수술법으로 복막과 혈관 등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아 많은 항생제를 쓸 필요가 없다.”


-방광암 환자는 무조건 인공방광수술을 받아야 하나.


“우리 인공방광센터에 오는 환자들은 다른 병원에서 방광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방광암이 생겼다고 모두 방광을 떼 내는 것은 아니다. 방광을 떼야 하는 경우는 전체 환자 중에 20%도 안된다.”


-수술에 나이제한이 있는지.

“전에는 수술시간이 오래 걸리고 회복에 어려움이 있어 70세가 넘으면 인공방광수술을 안 했다. 요즘은 수술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 80대 환자도 있다. 하루를 살아도 인간답게 살고 싶고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갖고 싶다는 생각은 나이와 상관없다. 80세라고 소변주머니를 차고 다니라고 할 수 있는가. 나이보다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인가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암이 다른 곳까지 전이됐다면 인공방광수술의 의미가 없을 수 있다.”

●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방광센터

-이대목동병원의 인공방광수술 수준은.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외국보다 최소 2∼3년 앞서 있다. 1년에 100케이스 이상의 인공방광수술을 진행하는 곳은 국내에서 우리가 유일하다. 그만큼 노하우가 쌓여 합병증도 거의 없다.”


-해외에서도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3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비뇨기과학회에서 새로운 인공방광술기와 무항생제 수술법 등을 발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항생제를 쓴 환자가 내성균에 감염되면 굉장한 고가의 항생제를 또 써야한다. 결과적으로 의료비용을 낮출 수 있다.”


-인공방광술기 전파에 적극적이다.

“많은 환자들이 백(소변 주머니)을 차지 않고 행복할 수 있도록 다른 의사들에게도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알려주고 싶다. 라이브 서저리도 실시했다. 요청이 있을 경우 직접 방문해 가르치기도 한다. 관심이 많은 조교수들에게 언제든지 와서 수술을 보라고 말한다.”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장 이동현 교수.


● 흡연은 가장 큰 위험인자

-방광암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대부분의 암은 초기증상이 없지만 방광암은 혈뇨라는 증상이 있다. 다른 암에 비해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고 꼭 방광암에 걸렸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35세 이상 성인이 혈뇨가 나온다면 방광암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전립선 비대증 등 약을 먹고 치료 중인데도 잘 낫지 않는 배뇨 관련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급성 방광염(오줌소태)이 잘 낫지 않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방광암을 일으키는 것들은 무엇인지.

“흡연은 모든 암의 위험인자다. 담배의 발암물질이 폐를 통해 몸에 흡수돼 피로 들어가고 신장에서 걸러져 소변으로 배설된다. 소변 속 발암 물질이 방광에서 일정동안 머무르면서 직접 접촉하는 점막 세포에 손상을 가해 암이 발생한다. 장기간 화학약품에 노출되거나 방사선 치료 등을 받았다면 방광암 발생 위험률이 높다. 방광암의 20∼25%는 직업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흡연의 위험성은 어느 정도인가.


“흡연자가 방광암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의 6∼7배다. 남자의 경우 방광암의 50∼65%, 여자의 경우 20∼30%가 흡연 때문에 발생한다. 방광암 발생 빈도는 흡연기간, 흡연량, 흡연 시작 시점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유소년기는 직접 흡연뿐 아니라 간접흡연도 방광암의 발생 빈도를 증가시킨다. 금연하면 1∼4년 내에 약 40% 가량 발생 빈도가 감소되고, 25년 후에는 60% 가량 줄어든다.”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잘못 알고 있는 상식들이 있다. 첫 번째가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암수술 받은 환자일수록 양질의 단백질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나이가 많을수록 암이 천천히 번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치료를 등한시하는 경우다. 세 번째는 금주 금연이다. 방광암은 면역체계와 관련이 깊은 암이다. 면역력이 활성화되면 웬만한 암은 이겨낼 수 있다. 술과 담배는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 이동현 교수

▲ 연세대 의대 졸업
▲ 연세대 대학원 의학석사·박사
▲ 2000∼2001년 일산병원 비뇨기과 과장
▲ 2001년∼현재 이화여자대학교 비뇨기과 교수
▲ 2009∼2013년 이대목동병원 로봇수술센터장
▲ 2010년∼현재 의학전문대학원 비뇨기과 주임교수 겸 과장
▲ 2015∼2017년 이화의료원 진료부원장
▲ 2016년∼현재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방광암센터장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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