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러브 뒤흔든 이변&기록의 역사

입력 2018-12-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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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왼쪽)-우즈.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이승엽(왼쪽)-우즈.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포지션별 최고 선수에게 돌아가는 골든글러브는 KBO리그 최고 권위의 상이다. 올해는 한국시리즈 챔피언 SK 와이번스와 정규시즌 1위 두산 베어스의 강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이변을 배제할 순 없다. 당장 시즌 최우수선수(MVP)인 두산 김재환만 하더라도 금지약물 복용 전력 때문에 외야수 부문 황금장갑 획득을 장담할 수는 없는 처지다.

과거에도 이변은 적지 않았다. 먼저 시즌 MVP임에도 골든글러브 수상에는 실패한 선수가 2명 있었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 투수 박철순,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1998년 두산 1루수 타이론 우즈다. 1982년의 경우 수비율을 기준으로 골든글러브를 시상한 까닭에 박철순 대신 팀 동료 황태환에게 영광이 돌아갔다. 지금과 같은 방식의 골든글러브 시상은 1983년부터다. 따라서 실질적으로는 우즈가 유일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1998년 우즈는 타율 0.305, 42홈런, 103타점으로 KBO리그를 평정했다. 홈런-타점 2관왕에 시즌 MVP까지 거머쥐었다. 그러나 1루수 골든글러브는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의 차지였다. 이승엽의 성적도 타율 0.306, 38홈런, 102타점으로 출중했다. 수비력과 인지도 등을 고려하면 이승엽도 충분히 수상할 만했다. 다만 시즌 MVP 선정에선 두드러지지 않았던 외국인선수라는 핸디캡이 골든글러브 투표에선 우즈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우즈. 스포츠동아DB

우즈. 스포츠동아DB


우즈는 2000년 지명타자로 처음이자 유일한 골든글러브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반면 이승엽은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연속 1루수 황금장갑을 낀 데 이어 8년간의 일본생활을 마치고 복귀해서는 2012년과 2014~2015년에 걸쳐 지명타자로 3회 더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총 10회로 골든글러브 역대 최다수상자다.

여러 이변 중 외국인선수라 불이익을 본 사례로는 2012년 넥센 히어로즈 브랜든 나이트를 빼놓을 수 없다. 그해 나이트는 30경기(208.2이닝)에서 16승4패, 평균자책점(ERA) 2.20으로 최고 외국인투수였다. ERA와 투구이닝 모두 1위였다. 그러나 투수 황금장갑은 삼성 장원삼(현 LG 트윈스)이 가져갔다. 장원삼은 17승6패, ERA 3.55로 여러 측면에서 나이트에게 밀렸지만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프리미엄을 누렸다.

외국인선수의 골든글러브 수상은 1999년 롯데 펠릭스 호세(외야수)와 한화 댄 로마이어(지명타자)가 처음이었다. 지난해까지 외국인선수가 수집한 골든글러브는 총 17개인데, NC 다이노스 소속이던 에릭 테임즈만 유일하게 2회 수상(2015·2016년 1루수)을 달성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 두산이 골든글러브에선 단 한 명의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한 것도 이변이라면 이변이다.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일군 KIA 타이거즈가 5개나 휩쓸었기 때문이다. 단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한 팀의 최다 수상자 배출은 1991년 해태와 2004년 삼성의 6명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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