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대부분의 구단들은 2019시즌을 앞두고 빠른 속도로 외국인선수 전력 구성을 마쳤다.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새로운 얼굴들. KIA 타이거즈 조 윌랜드, 삼성 라이온즈 덱 맥과이어, KIA 제레미 해즐베이커,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왼쪽부터) 등이 총액 100만 달러 이하의 ‘신입생’들이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MLB닷컴
지난 9월 KBO 이사회가 외국인선수 신규 계약에 한해 100만달러 상한선을 설정하자, 현장에선 전반적인 수준저하와 더불어 계약지연을 우려했다.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최저연봉이 55만5000달러임을 고려하면 ‘경력단절’이라는 리스크를 안은 채 KBO리그행을 택할 수준급 외국인선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입단협상 또한 난항을 겪으며 지연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이 중 한 가지는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26일 두산 베어스가 메이저리그 출신 우투좌타 내야수 호세 미겔 페르난데스(30)와 총액 70만달러(계약금 5만+연봉 30만+인센티브 35만달러)에 계약하면서 내년 시즌 KBO리그에서 뛸 총 30명의 외국인선수들 중 29명이 확정됐다. 그 가운데 무려 19명이 ‘신입생’이다. 재계약 외국인선수는 10명뿐이다.
상한선 설정 이후 첫 시즌임에도 10개 구단의 외국인선수 계약은 해를 넘기지 않고 사실상 완료됐다. 멜 로하스 주니어(28)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는 KT 위즈가 남은 외국인타자 퍼즐 한 조각을 맞추면 끝난다. 신규 계약의 경우 스프링캠프 때까지도 차일피일 미뤄지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게다가 신규 계약이 19명이나 되는데도 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상한선이 몸값 흥정을 위한 ‘밀당’을 차단하는 장치로 작동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남은 문제는 새 외국인선수들의 수준이다. 내년 시즌의 뚜껑을 열어봐야 확인할 수 있는 문제라 현재로선 시간이 답이다. 다만 SK 와이번스와 계약한 우완투수 브록 다익손(24)을 제외한 18명은 메이저리그 경력을 지니고 있다는 데서 힌트를 얻을 수는 있다. 적어도 경력 측면에선 결코 약하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또 최근 수년간 극심한 ‘타고투저’에 시달리고 있는 KBO리그의 현실까지 고려한다면 새 외국인선수의 성공 가능성을 새 시즌 개막 이전부터 회의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을 듯하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