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톈진 취안젠 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그런데 출발이 우울하다. 암 투병을 하던 여자 어린이가 취안젠 그룹이 판매한 건강보조제를 먹고 사망한 수년 전의 사태가 불거진 여파다. 항암치료 대신 약을 택한 어린이는 병세 악화로 사망했다.
여기서 취안젠은 해당 어린이를 광고 모델로 세워 ‘우리 제품으로 완치됐다’는 허위 광고까지 한 것이 드러났다. 사건이 최근 중국 전역으로 알려지자 기업 관련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톈진시 공안이 나서 슈유후이 회장 등 기업 임직원 18명을 체포했다.
구단 사정이 좋을 수 없다. 연매출 1조5000억원의 모기업이 도산 위기에 놓이자 정상 운영을 할 수 없게 됐다. 구단은 올해 운영비 1600억원을 책정했고, 2년 계약한 최 감독을 비롯한 신임 코칭스태프에게 240억원을 보장했으나 은행거래, 자금동결 조치가 내려지면서 그룹-구단 간의 모든 행정업무가 멈췄다.
공영방송 CCTV를 비롯한 중국 매체들이 전하는 소식은 부정적이다. 취안젠은 2015년 인수한 구단에서 이미 손을 뗐다. 톈진축구협회가 인수기업이 나타날 때까지 한시적 위탁 운영에 나선 가운데 구단명이 ‘톈진 톈하이’로 바뀌었다. 톈하이는 글로벌 M&A로 유명한 하이항(HNA)의 자회사로 알려졌지만 하이항의 자금난도 심각하다.
축구계는 구단의 운영비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기존의 계약이 지켜지기 어렵다는 의미다. 연봉 700만 유로(90억원)의 ‘간판’ 알렉산더 파투(브라질)가 이적을 선언했다. 복수의 중국축구 소식통들은 “당장의 팀 해체는 피했지만 내부 사정은 복잡하다. 최 감독의 계획도 많이 꼬였다”고 뒤숭숭한 분위기를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