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인 출신’ 임은주 단장 영입, 키움의 도약과 그림자 사이

입력 2019-01-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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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가 축구인 출신 임은주 단장을 영입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여성 프런트 수장인 임 단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프로축구 강원FC와 FC안양의 프런트로 성과를 낸 점을 인정하면서도, 야구 전문지식이 부족한 탓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지난 15일 성대한 출범식으로 새 출발을 알린 키움 히어로즈가 일주일 만에 깜짝 소식을 전했다. 22일 신임 단장으로 전 프로축구 FC안양 단장인 임은주(53) 단장을 영입한 것이다.

임 단장은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여성 프런트 수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키움은 고형욱 전 단장을 스카우트 상무이사로 재직토록 해 당분간 계속해서 현장과의 협업을 이어가게 했다.

임 단장은 내부적으로 사장직까지 겸한다. 키움은 현재 박준상 대표이사가 경영자 역할을 맡고 있는데, 향후 임 단장과 역할을 분담할 예정이다. 박 대표가 마케팅과 구단 영업쪽을 전담하고, 임 단장은 선수단 운영을 비롯한 프런트의 전반적인 일을 맡는다. 구단 경영과 운영을 완벽하게 이원화하겠다는 게 이번 인사의 핵심이란 설명이다.

박 대표는 “임 단장을 영입 물망에 올린 것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였다. 첫 만남은 2017년이었는데, 프로구단 운영에 있어 전문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해 최종 결정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키움 히어로즈 임은주 신임 단장(맨 왼쪽). 사진제공|강원FC


임 단장은 키움의 신임 단장으로 영입되기 전 프로축구 2개 구단의 운영을 맡은 경험이 있다. 강원FC와 FC안양에서 경영 개선 등의 성과를 내기도 했으나 구단 운영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빚기도 해 전반적인 평가는 엇갈린다. 게다가 임 단장은 프로야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전무하다시피한 ‘축구인’ 출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레 키움의 수장으로 앉게 된 것에 대해 야구계에서는 벌써부터 많은 말들이 들리고 있다.

키움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임 단장의 영입 배경에 단순히 경영과 구단운영의 이원화만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덧붙여 “임 단장의 합류는 이장석 전 (서울 히어로즈) 대표의 그림자가 여전히 키움 구단에 드리우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내부 알력 싸움에 있어 새로운 자기 측 인사를 얻게 된 것”이라는 추측까지 더했다.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법정 구속된 이 전 대표는 현재 KBO로부터 ‘영구실격’ 처리를 당한 상태다. 그러나 여전히 히어로즈 구단의 최대주주(67.56%)다. ‘옥중 경영’이라는 뒷말까지 나오고 있는 구단 내 실세다. 히어로즈 구단의 지분은 이 전 대표를 제외한 여러 인사들에게 복잡하게 나뉘어져 있다. 이번 신임 단장 영입은 히어로즈 내 ‘반 이장석파’의 특정인물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키움은 전신인 넥센 히어로즈 시절부터 모기업이 없는 구단의 독립적인 경영과 운영 측면에서 여러 장·단점을 보여준 팀이다. 파격적인 새 수장을 선임한 영웅 군단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 키움 임은주 단장은?


▲ 출생=1966년 3월 13일(53세) ▲ 학력=강남초~세화여중~인천체고~서원대(체육교육학사)~이화여대(석사)~순천향대(박사) ▲ 선수 경력=1990베이징아시안게임 여자축구 국가대표

▲ 심판 경력=K리그 전임주심(1999~2003년)~FIFA 여자월드컵 주심(1999·2003년)~2000시드니올림픽 주심(2000년)~아시아축구연맹(AFC) 심판위원회 위원(2005~2013년) ▲ 프런트 경력=강원FC 대표이사(2013~2015년)~FC안양 단장(2017~2018년 8월)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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