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 스포츠동아DB
K리그2 대전 시티즌 김호(75) 대표이사가 사임할 전망이다.
대전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들은 23일 “2017년 11월부터 재임기간 내내 숱한 구설에 휩싸인 김호 대표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할 계획이다. 빠르면 이달 중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름다운 이별은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진행한 선수선발 공개테스트가 화근이 됐다. 프로 진입을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도전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공개테스트를 했는데 비리 논란이 일었다.
대전은 300여명의 지원자 가운데 서류심사로 88명을 선발하고, 실기테스트에서 최종후보 15명을 뽑아 통영에서 진행 중인 동계전지훈련에 합류시켰다. 실력과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체크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고종수 감독을 비롯한 심사위원들이 평가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다. 당초 점수 대신, 조작된 점수를 통해 누군가의 부정한 청탁을 받은 선수 두 명이 최종후보로 뽑혔다는 제보가 나왔다. 실제로 스포츠동아가 확인한 채점표에도 점수가 수정된 흔적이 있다.
사건이 불거지고 팬들은 물론, 지역 정치권까지 나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자 대전 시는 사법당국에 정식 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김 대표가 취임한 이후 특정 에이전트 커넥션, 방만한 선수단 운영 등 많은 논란이 일었던 터라 감사를 통해 구단을 정비할 계획이었으나 사안이 심각하다고 인식, 경찰수사로 방향을 선회했다. 김 대표도 구단 책임자로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물론 대전 구단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한 관계자는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에게 꿈을 심어주자는 의미로 공개테스트를 했는데 오히려 손가락질을 받았다. 공정한 과정으로 본다. 몇 명을 뽑을지 결정된 바도 없다. 채점은 심사위원들의 권한”이라며 억울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