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구원투수’ 류대환 총장에 대한 기대

입력 2019-02-11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BO 정운찬 총재(왼쪽)가 칼을 빼들었다. 정 총재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KBOP 류대환 대표이사를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임했다. 장윤호 전 사무총장을 총재특보로 발령했지만 사실상 경질한 분위기다. 베테랑 야구행정가 류대환 대표를 러닝메이트로 삼은 정운찬 총재는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며 ‘리더십 위기’에 대한 여론을 바꿀 수 있을까. 스포츠동아DB

KBO 정운찬 총재가 8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KBOP 류대환 대표이사를 신임 KBO 사무총장으로 선임했다. 2018년 1월 취임하며 KBO리그의 산업화를 외쳤던 정 총재가 1년여 만에 베테랑 야구행정가를 러닝메이트로 발탁한 데는 여러 의미가 담겨져 있다.

1990년에 KBO에 입사한 류 신임 사무총장은 운영팀, 기획팀, 홍보팀 등 실무 전반을 경험했고 KBOP 이사, KBO 사무차장, KBOP 대표이사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KBO 맨’이다.

류대환 신임 KBO 사무총장. 사진제공|KBO


● 정 총재는 왜 류대환 카드를 선택했나

그는 30년째 KBO에서 일하며 리그의 자생력 확보를 위한 산업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각 구단, 중계방송사,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탁월하다.

지난해 1월 KBO의 자회사 KBOP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메이저리그의 MLB.COM을 롤 모델로 리그와 각 구단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새롭고 안정적인 수입원 구축에 노력해왔다.

각 구단은 류 신임 총장에 대해 굉장히 높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한 구단 대표는 10일 “전임자(장윤호 전 사무총장)에 대해 여러 아쉬움이 공론화됐던 것이 사실이다. 공인구 교체 등 타고투저 완화를 위한 노력 등의 공이 있지만 국가대표 운영문제 등에 대해 비판이 컸다”며 “리그 산업화는 빅 마켓 구단과 스몰 마켓 구단, 그리고 관련 업체의 이해관계 조정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부분에서 신임 총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밝혔다.

장윤호 전 KBO 사무총장. 스포츠동아DB


● 장윤호 전 총장이 ‘사실상 경질’된 이유는?

정 총재의 첫 번째 파트너였던 장윤호 전 총장은 야구전문기자 출신으로 대외소통능력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논란과 이후 선동열 전 국가대표 감독의 사퇴 등 KBO리그가 직면했던 여러 위기 대처 과정에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적잖은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아시안게임 직후 일부 구단 대표들이 자카르타 현지에서 ‘금메달에는 성공했지만 비난 여론이 거세다. 책임자가 팬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장 전 총장은 선수단 귀국 후 더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맞서며 정 총재를 제대로 보좌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KBO는 장 전 총장에 대해 자진사퇴로 발표했지만 이미 사퇴압박이 컸다는 것이 스포츠동아 취재 결과 나타났다. 각 구단 대표들은 꾸준히 장 전 사무총장의 교체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 총재는 이에 지난달 말 각 구단 대표들과 신임 총장 선임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동의를 구했다. 김경문 신임 국가대표 전임 사령탑 선임이 완료된 직후였다.

류 신임 총장의 발탁은 여전히 비난 여론의 중심에 있는 정 총재의 새로운 승부수로도 풀이 된다. 올해 정 총재는 FA제도 개혁,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 리그 흥행과 직결되는 국제대회 등 산적한 현안을 돌파해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KBO 구성원들의 신망이 높고, 외부적으로도 각 구단의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새 총장의 역량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