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김도훈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2017시즌 FA컵을 제패했지만 ‘전통 명가’의 행보로 보기에 2% 부족하다. 지난시즌은 정규리그 3위, FA컵 준우승에 머물렀다. 울산이 K리그 정상에 선 것은 1996년에 이은 통산 두 번째 챔피언 대관식을 치른 2005년이 마지막이다.
울산은 남다른 각오로 새 시즌을 대비했다. K리그와 2012년 정상을 밟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포커스를 두고 긴 여정에 나섰다. K리그1 홈 개막전에서 수원 삼성을 2-1로 물리칠 때만 해도 흐름을 잡는 듯했지만 이후 페이스가 떨어졌다. 시드니FC(호주)와의 ACL 조별리그 H조 원정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고, 주말 정규리그 강원FC 원정도 득점 없이 마쳤다.
좀처럼 타오르지 않은 화력에 고민에 빠진 울산은 13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상하이 상강(중국)과 ACL 조별리그 홈 2차전을 펼쳤다. 지난해 슈퍼리그를 우승한 상하이는 오스카와 헐크, 엘케손 등 브라질 공격 삼총사가 건재하다. 일단 잘 견뎌내는 것이 먼저였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방어가 잘 이뤄지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전반전은 지루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효과가 있었다. 상하이의 템포도 함께 느려졌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울산이 달라졌다. 체력 안배를 위해 전반을 건너뛴 주니오가 투입되면서 양상이 바뀌었다. 카드가 주효했다. 후반 21분 김보경의 오른쪽 코너킥을 주니오가 헤딩골로 연결했다. 앞선 두 경기를 무실점으로 묶었던 울산 짠물 수비는 이날도 탄탄했다.
울산은 복수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ACL 조별리그에서도 상하이와 경쟁한 울산은 원정에서 2-2로 비겼지만 홈에서 0-1로 졌다. 16강에 올랐지만 더 이상 전진하지 못했다. “상하이에 설욕하고 싶다”던 김 감독의 바람이 ACL 첫 승과 함께 이뤄졌다.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