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최충연.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 최충연(22)의 2019시즌 키워드는 ‘도전’이다. 필승계투요원에서 선발투수로 이동하는 첫해다. 2018 정규시즌 70경기에서 2승6패8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3.60의 성적을 거둔 핵심 계투요원의 보직변경은 모험과도 같다. 그러나 또 다른 필승계투요원 심창민(26)의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로 불펜의 무게감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선발로 이동해야 하는 이유를 최충연은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다.
최충연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체력 향상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스스로도 “2이닝만 넘기면 몸에 부담이 왔다”고 했던 터였다. 고통스러운 체력훈련을 모두 이겨냈다. 이는 선발투수로서 긴 이닝을 소화하기 위한 필수 과제였다. 그는 보직 변경에 따른 부담감을 솔직히 털어놓았지만, 그만큼 기대도 크다. 풀타임 선발투수로서 첫해를 준비하는 최충연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 캠프 기간에는 무엇에 중점을 두고 훈련했나.
“투구수를 많이 늘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2이닝만 넘어가면 몸에 부담이 느껴졌다. 선발로 뛰게 되면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투구수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준비했다.”
- 선발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불안감과 기대감 중 무엇이 앞섰나.
“불안감이다. 데뷔 첫해와 2년차(2016~2017시즌)에도 선발로 준비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처음 선발등판했을 때는(2016년 8월2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부담감이 엄청났다. 중간으로 보직을 변경한 뒤에도 처음에는 많이 맞았다. 그러다 보니 선발로 이동한다는 자체만으로 부담이 컸다.”
- 선발투수로서 살아남기 위한 준비과정은.
“오랫동안 마운드에서 버틸 수 있는 체력을 키우고, 변화구를 연마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포심패스트볼(패스트볼)의 구속도 떨어지면 안 된다고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님께서 말씀하셨다.”
- 변화구 구사능력은 수준급으로 평가받는다.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까.
“사실 캠프 때는 패스트볼 구속도 재보지 않았다. 변화구는 기존의 슬라이더와 포크볼, 커브에서 더 추가할 생각은 없다. 사실 포크볼은 낙폭을 날카롭게 다듬어서 반드시 필요한 타이밍에 던져야 하는 구종이다. 포크볼을 다듬으면서 커브도 집중적으로 연마해야 한다.”
- 다양한 구종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선발투수로서 큰 무기다. 이에 따른 기대감도 있을 듯하다.
“맞다. 그런데 계투로 뛰면서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활용하다 보니 슬라이더는 예리해졌지만, 나머지 구종은 오히려 퇴보하더라. 포크볼을 던져야 할 타이밍에 포수 (강)민호 선배가 슬라이더 사인을 내는 이유도 있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2가지 외에 다른 구종이 너무 안 따라왔다. 계투로 뛸 때부터 다양한 구종을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한 계기다. 불펜피칭 때도 직구보다는 변화구에 초점을 맞춰 훈련했다. 변화구를 연마하지 않으면, 패스트볼의 구위가 좋지 않을 때 버틸 수가 없다. 변화구를 가다듬으면 내가 활용할 수 있는 구종이 3개(슬라이더, 포크볼, 커브)는 된다. 선발투수는 길게 던져야 하기 때문에 구종을 다양화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 체력을 보완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체중도 지난해보다 4㎏을 늘렸다. 땀을 많이 흘려도 피로를 덜 느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체중을 늘리되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살을 근육으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
- 스스로 느끼는 선발투수로서 가치는.
“100점 만점이라면, 30점이다. 보완해야 할 점이 정말 많다. 사실 캠프 기간에도 한순간에 확 바뀐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시범경기를 통해 꾸준히 기량을 가다듬다 보면 점수는 더 올라가지 않겠나.”
- 젊은 선수들끼리 선발경쟁을 치열하다.
“우리에게는 긍정적이다. 선배들 계실 때는 그 뒤만 보고 따라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2년간 (최)채흥이 형, (양)창섭이 등이 입단해 함께하다 보니 선배들을 따라가기만 해선 안 되겠다고 느꼈다. 모두 젊은 선수들이고, 여건도 비슷하다. 그만큼 자기 개성을 어필해야 한다. 나도 그렇게 해야 한다. 그에 따른 책임감도 더 커졌다.”
- 2019시즌, 선발투수 최충연의 무엇에 주목해야 할까.
“중간에서 보직이 확 바뀌었다. 마무리도, 필승계투요원도 경험했다. 선발투수는 경기를 만들어가는 부분이 중요하다. 그 점에 주목하면 좋을 듯하다. 이제 나는 경기의 시작을 알려야 하는 투수다. 한마디로 경기운영 능력이 중요하다.”
- 목표가 있다면.
“아직 선발승이 한 차례도 없다. 선발 첫 승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겠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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