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왼쪽)-콜롬비아 축구대표팀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포르투갈)을 떠올리며 언급한 표현이다. 대표팀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3월 두 번째 A매치를 펼친다.
양국의 통산 7번째 승부는 또 다른 면에서 화제를 모은다. 2011년부터 최근 아시안컵까지 이란을 이끈 케이로스 감독과 한국축구의 오랜 악연이다. 케이로스 감독에게 한국은 언제나 약자였다. 1무4패.
하이라이트는 2013년 6월 울산에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였다. 당시 1-0으로 이겨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지은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감자를 날렸다. 수년이 흐른 지금까지 지워지지 않은 깊은 상처가 됐다. 그럼에도 케이로스 감독은 대한축구협회가 벤투 감독을 선임하기 전 유력 후보군에 올려 협상을 진행할 만큼 매력적인 지도자다.
이후 콜롬비아의 3월 방한이 확정되자 팬들은 케이로스 감독의 데뷔무대가 동아시아 투어라는 점을 더욱 주목했다. 콜롬비아가 보유한 특급 스타보다 감독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색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그러나 벤투 감독에게 케이로스 감독은 좋은 인연이다. 1992년 ‘선수’ 벤투를 포르투갈대표팀에 호출한 이가 케이로스 감독이다. “존중하는 관계이자 존중할 커리어를 지녔다. 이란, 포르투갈 축구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
한국과 악연에 대한 물음도 벤투 감독은 피해갔다. “과거는 중요치 않다. 이번 대결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과거가 아닌, 우리가 펼칠 좋은 경기를 즐기라”는 당부만 짧게 남겼을 뿐이다.
시간을 달리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케이로스 감독은 “(주먹감자는) 다소 과장된 면이 있다. 한국전에 강했으나 상대가 한국이라기보다 축구니까 이기려 했던 것이다. 벤투 감독과는 평생지기다. 적으로 만났지만 좋은 감정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